무더위 속 서울 도심 '15만' 퀴어축제…"오늘은 우리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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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1일 서울 도심에서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참가한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양선우(홀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50명 남짓했던 퍼레이드가 이제는 15만 명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 민간 축제로 자리 잡았는데도 서울시에선 장소 대여를 거절하는 등 차별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거룩한 방파제 등 집회 참가자 1만5000여 명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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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60여개 열려…세종대로에선 퀴어 반대 맞불집회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오늘은 차별을 설명해야 하는 서러움이 아닌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으며, 우리가 숨쉬고 존재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증명합시다 여러분!"
주말인 1일 서울 도심에서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참가한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낮 최고 30도까지 오른 무더위 속에서 참가자들은 'YES QUEER!(예스 퀴어!)'라는 대회 구호를 외치며 "오늘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진행돼 왔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공간을 내주면서 광장 잔디밭이 아닌 을지로 일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열렸다.
양선우(홀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50명 남짓했던 퍼레이드가 이제는 15만 명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 민간 축제로 자리 잡았는데도 서울시에선 장소 대여를 거절하는 등 차별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오늘만큼은 주인공인 우리들이 여섯 빛깔 무지개 그리고 다양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오색찬란한 플래그들을 펄럭이면서 서울 한복판을 우리의 자긍심으로 수놓아보자"고 외쳤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층,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가진 인파로 붐볐다. 시민들은 무지개 망토를 몸에 두르거나 무지개 부채를 흔들며 더위를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행사에서는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부터 해외 대사관, 교회와 불교단체 등 다양한 단체에서 60여 개 부스를 운영했다. 남녀 구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도 곳곳에 비치되기도 했다.
이날 축제에서 만난 이 모 씨(26·남)는 "부모님도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신다. 매일 (정체성을) 숨기고 살다가 용기내서 처음 와봤다"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경계심도 누그러지고 편하게 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다함 씨는 "퀴어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닌데 SNS에서 보고 한번 호기심에 혼자 와봤다"며 "얼마나 독특할까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여느 행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축제라 생각 이상으로 재밌게 놀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안나 씨는 "모국보다 한국에서 이렇게 나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히고 다닐 수 있어 홀가분한 감정"이라며 "서울시의 결정은 아쉽지만 그래도 한국에 있는 동안 매년 꾸준히 퀴어 축제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오후 2시쯤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축제 현장을 도로를 가득 채웠다.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경찰은 축제 장소와 행진 경로 인근에 가변차로를 운영하고 교통경찰 190여 명을 배치하는 등 차량 이동과 보행을 안내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부터 중구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 반대 맞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 거룩한 방파제 등 집회 참가자 1만5000여 명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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