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질도 입냄새도 '악질'…美 '구취 강간범' 17년 만에 검거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2005년 성폭행 혐의로 검거된 투엔 킷 리. 이른바 '구취 강간범'. 사진=U.S. Marshals

끔찍한 입냄새로 특징됐던 미국의 한 강간범이 17년 만에 다시 붙잡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당국은 지난 2007년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도주한 투엔 킷 리(5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리는 지난 2005년 2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식당에서 일하던 젊은 여성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복면을 쓴 채 범행을 저질렀지만, 인상에 깊이 남을 만큼 입냄새가 나 범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나온 DNA 증거도 그와 일치했다. 이 같은 특징으로 그는 언론에서 '입냄새 강간범'(Bad Breath rapist)으로 불렸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리는 보석으로 풀려난 틈을 타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달아났고,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

오랜 추적 끝에 경찰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한 여성과 동거하고 있는 리를 확인했다. 처음 경찰이 신원 조회를 요구하자 가짜 이름을 댔던 리는 경찰이 추궁하자 결국 자백했고, 지문 대조로 신분을 확인했다.

10년 넘게 그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동거인 A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 “그 사람일 리가 없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옹호했지만, 이후 수배 전단을 확인하고는 충격을 받은 채 눈물을 흘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리는 과거 범행에 대한 선고를 위해 매사추세츠로 송환되기 전까지 이스트베이 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