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확률 7%' 류현진 기적 이끌어낸 슈퍼 닥터, 이정후 어깨 수술 집도한다…5일 LA서 수술
[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의 어깨 수술 날짜가 잡혔다. 미국 스포츠 정형외과 부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닐 엘라트라체(64) 박사가 이정후의 어깨 수술을 집도한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가 오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로 어깨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 수비 중 펜스에 부딪친 여파로 왼쪽 어깨 관절와순이 파열된 이정후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진 결과 구조적 손상이 발견돼 시즌 아웃이 결정났다. 부상을 당한 뒤 23일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엘라트라체 박사가 이정후의 수술을 맡는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 ‘토미 존 수술’의 창시자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의 후계자로 유명한 엘라트라체 박사는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정형외과 부문에서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부터 미국의 주요 프로 스포츠 구단들의 주치의 및 자문을 두루 맡고 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야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슈퍼 닥터’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시절 총 3번의 수술을 받았다. 2015년 5월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 2016년 9월 팔꿈치 괴사조직 제거 수술,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전부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다.
특히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는 복귀 확률이 40% 수준으로 기량을 완벽하게 회복한 경우가 7%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재기 확률이 낮았다. 투수에게 사형 선고와 같은 부상이었지만 엘라트라체 박사 집도하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 2018년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을 때 다저스타디움 오너석에 있었던 엘라트라체 박사는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의 가장 위대한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던 2022년 6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받은 뒤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했다.
이외에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미식축구(NFL) 톰 브래디, 미국프로농구(NBA) 코비 브라이언트, 필리핀 복서 매니 파퀴아오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여러 슈퍼스타들이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는데 가장 최근에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지난해 9월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정후는 수술을 받은 뒤 6개월 재활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내년 1월에는 어깨의 힘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며 2월에 시작되는 스프링 트레이닝 일정에 맞춰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에겐 두 번째 어깨 수술이다.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지난 2018년 10월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다이빙 캐치를 하다 왼쪽 어깨를 다친 뒤 11월7일 수술을 받았다.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한 뒤 당초 예상된 6개월보다 2개월 앞당겨 2019년 3월말 개막전에 맞춰 복귀하는 회복력을 보였다.
이정후는 시즌 아웃이 발표된 지난달 18일 “어떤 플레이든 100%로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루키 시즌을 이렇게 마무리할 줄 몰랐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런 시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로 시즌 내 복귀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완전한 회복과 내년을 위해 수술을 결정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우리는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이정후의 2025년을 최대한 앞당기는 게 합리적이었다. 이정후가 완전히 회복되길 바라며 2025년 다시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37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10볼넷 13삼진 2도루 출루율 .310 장타율 .331 OPS .641의 성적을 남겼다. 삼진율(8.2%), 헛스윙율(9.6%)은 리그 상위 1%에 드는 수준으로 선구안과 컨택은 정상급이었다. 스탯캐스트가 타자의 타구 속도, 방향, 발사각을 토대로 측정한 기대 타율은 2할8푼4리로 실제 타율보다 2푼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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