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가 없다”…트럼프 유죄평결에 지지자들 분노의 도가니

2024. 6. 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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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 만장일치…7월 11일 형량
‘입막음 돈’ 34개 혐의 모두 ‘유죄’
유죄 평결 소식에 지지자들 분노…일부 눈물 훔치기도
지난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뉴욕 트럼프타워 밖에서 모여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그는 죄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을 내리자 지지자들 사이에선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재판이 진행된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선 다수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윽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그는 죄가 없다”며 소리쳤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실제로 배심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평결한 이후 지지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소식을 듣고 분노에 차 있는 모습. [AFP]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는 판단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로이터]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평결 소식에도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옷을 입고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FP]

트럼프 전 대통령을 30년 동안 지지했다고 밝힌 한 남성은 데일리메일에 “이번 평결은 8년에 걸쳐 계획된 결과”라며 “이번 평결은 가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이번 평결에 대해 “모든 것이 조작된 가짜”라며 “미국 정치가 부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 자동차가 나타나자 지지자들은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외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차 창문을 열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군중을 열광시켰다.

지지자들은 군중 사이를 빠져나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량을 따라가며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라고 연거푸 외치기도 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34개의 혐의에서 모두 유죄 평결을 받자, 그를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

이 외에도 법원 바깥에선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反)트럼프 시위대 사이에서 크고 작은 충돌도 있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량이 법원을 빠져나가는 동안 서로의 주장을 설파하며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유죄 평결을 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당시 개인변호사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다음 날인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평결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여전히 무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 이후 법원 앞에서 “이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조작된 재판”이라며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에 대한 불공정한 재판이 “조 바이든과 그의 사람들에 의해 일어났다”며 “우리는 이 사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에 대해서도 그는 “이보다 더 갈등을 겪은 판사는 없었다”며 “그(머천 판사)는 천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악마”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 프레임을 부각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력을 동원해 이번 재판 관련자들에게 보복하자거나 폭동을 일으키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친(親)트럼프 인터넷 사이트에는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들과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에 대한 공격 내지는 ‘처형’을 촉구하거나, 내전과 무장 반란마저 주장하는 게시글들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량은 오는 7월 11일 선고될 예정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 밖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형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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