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플루언서’ 성우·꿍이·베타, 공식 홍보대사 돼 동네 알린다

김보경 기자 2024. 6. 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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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용산구청 앞 잔디밭에서 용산구 1호 '댕플루언서' 성우, 꿍이, 베타가 보호자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성우야, 어디가!” “베타, 카메라 봐야지!”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구청 앞 작은 잔디밭에서는 이름표를 단 강아지 세 마리가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풀밭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셔틀랜드 쉽독 ‘베타’와 카메라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 삽살 믹스견 ‘성우’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촬영 기사는 강아지 이름을 불렀다. 동행한 훈련사는 카메라 렌즈 앞으로 강아지용 간식을 흔들었다. 포메라니안 ‘꿍이’는 조용히 보호자 품에 안겨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용산구 강아지 홍보대사가 된 ‘댕플루언서’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지자체도 반려견을 홍보대사로 선발해 구정 홍보에 나섰다. 홍보견 명칭을 공모전에 붙이고, 홍보견 선발대회를 열기도 한다. 경쟁률이 30대 1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지자체가 서류·현장 심사, 대국민 투표를 거쳐 강아지 인플루언서를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발된 세 마리 댕플루언서는 지금의 보호자를 만나기까지 애잔한 견생(犬生)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성우는 아기 강아지였을 때 산속에 유기됐다. 동물 보호 단체가 성우를 구조했고, 해당 단체로 봉사 활동을 하러 갔던 보호자가 성우를 임시보호하다 입양했다. 보호자가 목에 둘러 준 무지개 무늬 스카프가 특징인 성우는 동네 유명인사라고 했다.

꿍이는 파양된 후 서울 소재 한 카페에서 임시보호를 받다 보호자 한모(44)씨를 만났다. 한씨는 꿍이가 자신을 향해 먼저 다가오자 그날 바로 꿍이를 입양했다고 한다. 6살이 넘어 노견이 된 지금은 활동을 중단했지만, 꿍이는 드라마·TV 광고에 출연하는 배우견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한씨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함께 촬영한 적도 있어서 임영웅이 꿍이 안고 있는 사진도 있다”고 했다.

제갈청(29)씨는 베타의 깊은 눈빛에 반해 지인이 임시 보호 중이던 베타를 입양했다고 한다. 제갈씨는 “정식 입양해 함께 지낸 지 이제 일주일이 됐는데, 베타가 어떤 강아지인지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큰 기쁨”이라고 했다. 그는 “용산구청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베타가 멀미를 하기도 했다”면서 “베타가 괜찮은지, 힘이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간식도 잘 먹고 촬영도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고 했다.

댕플루언서는 앞으로 1년 동안 용산구 홍보견으로 활동하게 된다. 용산구 관계자는 “공공기관 업무를 친근하게 홍보하고자 댕플루언서 선발 과정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국민들이 직접 뽑은 댕플루언서인만큼, 여러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5일 대구 달서구가 홍보견으로 위촉한 포메라니안 '달멍구'(왼쪽)와 지난해 서울 양천구가 홍보견으로 위촉한 시베리안 허스키 '부끄'(오른쪽). /대구 달서구청, 서울 양천구청

대구 달서구는 지난 15일 포메라니안 ‘달멍구’를 공식 홍보견으로 위촉했다. ‘달멍구’라는 이름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정해졌는데, 달서구의 ‘달’과 개 울음소리 ‘멍’, 개를 뜻하는 한자어 ‘구(狗)’에서 따왔다. 달멍구는 매년 열리는 ‘대구 펫쇼' 등 여러 반려견 행사에 모델로 참여해왔고, 대구가 연고지인 삼성라이온즈의 펫서포터즈이자 모델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식 홍보견이 됐다.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세를 얻은 반려견을 지역 홍보견으로 위촉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양천구는 작년 7월 구독자 2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부끄는 부끄러워요’의 주인공 시베리안허스키종 ‘부끄’를 공식 홍보견으로 위촉했다. 양천구는 “구 지도 모양이 강아지와 비슷해 더욱 친근하게 구민들에게 다가가자는 취지에서 홍보견을 위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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