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호, '피타'표 록의 붐은 왔다[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4. 6.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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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타 강형호. 제공| 아트앤아티스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포레스텔라 강형호가 피타(PITTA)로 돌아왔다. 16일에는 신보 ‘뉴 노멀 라이프’를 발표했고, 18일, 19일 양일간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동명의 타이틀로 콘서트를 열고 관객을 열광시켰다.

‘뉴 노멀 라이프’는 피타가 추구해온 정통 록의 분위기에 하이브리드 경향까지 더해 시원한 사운드, 간결한 멜로디, 강렬한 그루브까지 모두 잡은 음반이다. 더블 타이틀곡 ‘G.T.H.O’와 ‘뉴니스’를 비롯해 총 5곡이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감정을 살피고, 나의 현재를 인정하며, 그 안에서 당당하게 온전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강형호는 최근 부산 MBC 기상캐스터 정민경과 결혼 후 ‘뉴 라이프’를 맞았다. 결혼과 함께 피타의 새 앨범을 준비하며 힘들었다는 그는 “집중도가 떨어졌다. 앨범 하나만 파도 모자랄 시간인데 결혼과 주위 것들을 계속 챙기면서 하다 보니 집중도가 분산됐다. 그런 부분에서 공백이 생겼고 거기서 재정비하는 작업들이 힘들었다. 같이 작업해주신 분들이 본인 앨범처럼 도와주셨다”라고 했다.

이어 “결혼식이 있는 주에는 더 이상 이 앨범이 좋아질 수 없겠다고 놓은 상태였는데 오히려 스태프 분들이 더 열심히 도와주셔서 동력을 얻었다. 도저히 내 몸이 못 버틴다 싶을 정도로 작업을 했다. 게다가 공연까지 준비하고 있어서 끝이 없었다. 빛이 안 보이는 터널에서 마라톤을 하는 느낌으로 준비했는데, 결국 하다 보니까 보람 있는 결실이 있더라”고 웃었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아직 크게 바뀌는 건 없었다고. 결혼 후 아내를 딱 2번, 그것도 잠시 봤다는 강형호는 “신혼집에도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와이프라는 말도 어색하다. 심적으로 안정된 건 사실이지만 물리적으로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미안했다. 아내의 상경을 막아놓고 제가 상경을 하게 돼서 갑을병정의 ‘정’ 정도였다. 전 앨범이나 공연에 묶여 있다 보니까 사실 할 말이 없다”라고 쑥스럽게 웃었다.

‘뉴 노멀 라이프’를 본격 준비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이미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있었던 터라 2, 3곡 정도가 윤곽이 나왔을 때 본격 음반 제작에 들어갔다는 강형호는 “남은 시간이 이 정도면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만들 수 있겠다고 했는데 너무 쉽게 봤다. 오만했던 것 같다. 결혼을 너무 쉽게 봤던 것 같기도 하다”라며 “믹스 직전에 모든 편곡이 완성돼야 했는데 원하는 색깔이 아닌 곡들이 있었다. 거기서 수정을 하고 지지고 볶고를 해야 하는데 결혼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이제는 진짜 부산 내려가지 않으면 결혼을 할 수 없겠다 싶어서 일단은 결혼부터 했다. 이후에 최고의 퀄리티를 위해 모든 곡을 지지고 볶았다. 쳇바퀴를 돌 듯이 작업을 했다. 믹스 해주시는 기사님이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고 계셨다. 스튜디오 시간 제약이 없으니까 보름을 거기서 살았던 것 같다. 편곡자 4분과 밥도 거기서만 먹고 집에서는 잠만 자면서 합숙하다 시피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나온 앨범이 바로 ‘뉴 노멀 라이프’다. 몽환적인 ‘아폴론’부터 세상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이 노래’까지, 강형호의 팔색조 같은 목소리를 담은 ‘뉴 노멀 라이프’는 강형호가 자신에게 또 음악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강형호는 “제 삶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말하는 사회적 통념이나 틀에 맞춰서 나를 깎아가며 사는 것도 어른들에게는 착한 사람이겠지만 그게 쌓이다 보면 나를 갉아먹더라. 뭔가를 확 바꾼다기보다는 내가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삶의 최소한의 기준들을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나를 변화시키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 피타 강형호. 제공| 아트앤아티스트

강형호는 ‘뉴 노멀 라이프’의 방식으로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 늘 가던 길, 늘 하던 행동에서 아주 살짝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영감을 얻었다는 것.

그는 “직장을 다닐 때도 그렇고 음악 시장에서 음악 활동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데 기준을 조금씩만 바꿔도 많이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 직장인들은 빨간날만 보면서 여행을 꿈꾸지 않나. 여행이 즐거운 것은 조금의 새로움, 그리고 조금 낯선 공간에 있으면서 느끼는 환기, 행복감, 해방감 때문일 텐데, 꼭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지금 인터뷰하는 이 곳도 저는 새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늘 작업실, 제 동네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지하철 타고 아무데나 갔다. 거기가 새로운 곳이다. 주위 사람들도 새롭고,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우니까 제 삶도 새로워지더라. 작업실, 방송국, 회사 이런 기준들에서만 벗어나도 새로웠다. 카페도 처음 가는 곳으로, 밥 먹는 곳도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향하면서 생활에 활기를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도에서 얻은 생각과 영감이 더블 타이틀곡 ‘뉴니스’에 실렸다. 강형호는 “전 직장인에서 가수로 큰 변화가 있었다. 물론 회사 다닐 때는 1년만 다녀도 매너리즘이 오긴 하지만 6년차가 되니까 제 인생에 있어 꿈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그런 것들이 느껴지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어 “이걸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출근하고 귀가하는 루트를 바꿨다. 작업실에서 가사를 쓰니까 너무 안 나와서 모든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정복했다. 지점마다 옮겨다니니까 작사든 작곡이든 채워져 나가더라. 밤마다 가는 골목길을 다르게만 가도 떠오르는 라인들이 달랐고, 편곡 요소가 샘솟았다. 진짜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낯섦이 스스로에게 자정 작용을 했다”며 “여기에서 느낀 것이 대놓고 접목된 것이 바로 ‘뉴니스’”라고 소개했다.

포레스텔라와 피타는 곧 강형호다. 자아를 바꿔 낄 것도 없이 포레스텔라와 피타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 강형호는 포레스텔라 신보를 작업하며 느끼는 스트레스를 피타 신보를 작업하며 풀고, 반대로 피타 신보를 작업할 때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을 때 포레스텔라 신보 작업에서 답을 찾는 ‘투 트랙’ 전법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강형호는 “포레스텔라 작업을 할 때 이 앨범을 만들었다. 지금도 포레스텔라를 위한 멜로디를 만들고 멤버들과 작사 작업을 하고 있다. ‘뉴 노멀 라이프’ 만들면서 멘탈이 탈탈 털렸을 때 집을 30분 동안 일부러 돌아간 적이 있었다. 그 30분 동안 스케치를 했던 곡으로 지금 포레스텔라 곡을 작업하고 있다. 하나만 보고 있다가 등을 확 돌리면 시야가 트인다. 포레스텔라와 피타가 정서적으로도 너무 다르다. 합리적인 일탈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웃었다.

▲ 피타 강형호. 제공| 아트앤아티스트

포레스텔라는 고우림의 입대로 잠시 3인 체제가 됐다. 강형호는 “미리 천천히 작업을 하려고 한다. 데드라인이 있으면 마음이 급해지니까 미리 총알들을 준비하고 화살들을 깎아놓는 거다. 포레스텔라 활동도 우림이가 없다고 너무 안 하면 안 되니까 3명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회사와 의논하고 준비중이다. 피타도 록 페스티벌도 나가려고 하고, 지방 구석구석에 계신 록 마니아들을 직접 찾아가서 어필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포레스텔라와 피타, 2가지를 어떻게든 다 소화하려고 한다. 하나 때문에 못해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프로듀서로서 포레스텔라 강형호, 또 피타 강형호를 엄격하게 보고 있는 그는 “제 성대와 제 정서, 성향이 어떤 본연의 것인지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할 것 같고, 그 틀 안에서 잘 메이킹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피타의 가장 큰 숙제다. 전 하드록을 할 수 있는 가수가 아니다. 결국 제 목소리, 제 캐릭터를 어떻게 써먹을지가 프로듀싱 싸움이다. 강점을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는 음악적 사운드를, 리듬을 만들 것인가의 싸움인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포레스텔라도 똑같다. 크로스오버의 틀에서 벗어나서 4명의 목소리가 악기로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디테일한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화음이 많고, 합창이 많고, 크로스오버적인 거대함이 아니라도 괜찮을 것 같다. 오히려 중창의 느낌을 빼도 될 것 같고, 본질적으로 오히려 승부를 거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고 고백했다.

강형호는 뜨거운 여름, 공연에서 피타의 매력을 분출한다. 6월 초에는 ‘피크 페스티벌’에서 관객을 만나고, ‘뉴 노멀 라이프’로 부산, 수원, 고양, 경산을 찾는다.

강형호는 “칭찬은 기억에 담아두지 않는다. 좋아해주시면 다들 좋아해주시는구나 정도만 생각한다. 취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아쉬운 부분들을 찾곤 한다. 시원함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좋고, 들으시는 분들에게 피타의 음악이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하는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라고 웃었다.

▲ 피타 강형호. 제공| 아트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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