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들 여행 가방 가둬 살해한 계모…국민 공분 산 4년 전 사건

동거남의 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40대 여성 성모 씨. 연합뉴스

4년 전인 2020년 6월 1일 전 국민을 충격에 빠지게 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충남 천안에서 40대 여성이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데 이어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해 정부와 지자체 등 제도 정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계모인 성모 씨는 A 군의 친부 B 씨와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었다. 이들은 4명의 자녀와 생활했는데 그중 남매 2명은 성 씨의 친자녀, 형제 2명은 B 씨의 친아들이었다.

사건 발생 1년 전인 2019년 4월 A 군의 남동생은 성 씨의 체벌가 성 씨 아들의 폭행 등으로 인해 친모에게 보내졌다. 그러나 A 군은 성 씨를 '엄마'라라고 부르며 성 씨와 함께 지냈다.

친부 B 씨는 지방 업무로 인해 1-2주에 한번씩 집에 오는 경우가 많아 평소 A 군은 성 씨, 그의 자녀들과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그간 성 씨는 A 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물건을 함부로 버린다고 의심하며, 수시로 추궁하고 벌을 주거나 폭행했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 오전 11시 50분쯤 B 씨의 친아들은 "A 군이 게임기를 옮겼다"고 주장했고, 성 씨는 A 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가량 감금한다. 당시 A 군의 키는 132㎝, 어깨너비가 34㎝였다고 한다.

이후 성 씨는 점심 약속을 위해 외출했고, 3시간 뒤 돌아와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뒀다. A 군의 머리가 바닥을 향하도록 해 가방을 세우기도 했다.

호흡이 어려워진 A 군이 "엄마 숨이 안 쉬어져요"라고 얘기했지만, "정말 숨이 안 쉬어져? 거짓말 아니야?"라고 추궁하기도 했다. A 군은 성 씨의 추궁에 반대 의사를 표하지 못하고 "네, 거짓말이에요"라고 허위로 인정하고 말았다.

A 군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성 씨가 그를 막았고,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쏘기도 한 것으로 검찰 조사 드러났다.

또 당시 73㎏이었던 성 씨는 가방 위에 올라가 앉았다가 뛰거나 밟기까지 했는데, A 군이 "숨! 숨!"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성 씨의 뜀박질은 계속됐다. 그렇게 A 군은 가방 2개에 총 13시간 가량을 갇혀있다가 사망했다.

A 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직접 신고한 성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훈육 목적으로 3시간 가량 여행용 가방에 넣어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친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검찰 조사에서 친모의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 씨는 공판에서 "피해자를 혼내서 훈육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학대치사의 죄책만이 성립한다"고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성 씨에 대해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당시 검찰의 현장 검증내용을 설명하던 재판부는 "범행이 잔혹하다"면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울음을 참느라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2심 역시 살인 혐의를 인정해 형량을 징역 25년으로 상향했다. 성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