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주 대법원 ‘산모 건강 위협받을 때 낙태허용해 달라’ 소송 또 기각

텍사스주 낙태금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어맨다 주라우스키.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대법원이 전면적으로 낙태를 금지한 주(州)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산모 건강이 위협받는 경우 등에 대해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한 여성들의 소송을 다시 기각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대법원은 이날 임신 중 심각한 합병증을 앓았던 여성 20여 명이 주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예외를 허용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을 대법관 9명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앞서 하급심은 임신이 산모에게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나 태아에게 생존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주 대법원은 "원심 법원의 명령은 임신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낙태를 허용하는 문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이 법의 충실한 해석이 아니다"고 밝혔다.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어맨다 주라우스키는 "법원이 충분히 아프지 않다고 간주한 동료 원고들을 함께 격분한다"며 "매일 텍사스 주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는 역겹고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아가 생존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도 낙태 시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패혈증에 걸려 중환자실에서 3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결국 낙태 시술로 목숨은 구했지만 패혈증에 따른 감염으로 나팔관이 영구적으로 폐쇄돼 더는 임신할 수 없게 됐다.

텍사스주에서 의사가 낙태 금지법을 어기면 최대 99년의 징역형과 최소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