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비틀대며 걷는다”는 김호중…국과수 “평상시와 다르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 제공 = 유용석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평소 걸음걸이가 사고 직전 비틀대던 모습과는 다르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직전 비틀거리던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음주 증거로 내세운 바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께 김씨는 덥수룩한 수염에 초췌해진 모습으로 평소 좋지 않던 다리를 절뚝이며 나왔다.

김씨 측은 ‘사고 당시 만취 아니었다는 입장은 여전한가’, ‘송치 앞두고 할 말은 없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만 한 뒤 호송차에 올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김씨는 다리를 절뚝이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씨의 걸음걸이는 이번 수사에서 음주 여부를 가리는 핵심 증거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김씨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

때문에 경찰은 김씨가 사고 직전 비틀거리며 차에 타는 CCTV 영상을 확보하고 구속영장에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포함시킨 바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국과수로부터 김씨의 사고 직전 걸음걸이와 평상시 걸음걸이가 다르다는 법보행분석 감정 결과를 받아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 측은 평소 걸음걸이와 비슷하다며 경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음주운전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3시간 뒤 매니저 장모 씨가 김씨의 옷을 대신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자수했다.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음주 의혹은 부인하던 김씨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에야 뒤늦게 음주 사실을 인정했고 24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