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하이브 모두 패소했는데 주가는 왜 희비 엇갈리나 [뉴스+]
하이브, 민희진과 ‘불편한 동거’ 판결에 4%대 ↓
31일 오후 2시5분 현재 SK는 7.5% 오른 17만원에 거래중이다. SK의 주가는 전날 장중에도 15% 넘게 폭등세를 연출하다 9% 가량 급등한 채 마감했다.
전날 주가 상승을 견인한 세력은 개인과 기관투자자였다. 개인과 기관은 SK 주식을 각각 200억원, 318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530억원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 분할 액수는 국내 이혼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다. 1심 판결은 재산 분할이 665억원, 위자료 액수는 1억원에 불과했다.
SK그룹은 SK㈜를 통해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스퀘어·SK E&S·SKC·SK네트웍스·SK에코플랜트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SK㈜ 주식 매각 시 최 회장의 그룹 장악력도 흔들릴 수 있다.
2심 결과대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다는 가정 하에 노 관장이 받은 재산분할금을 모두 SK 주식을 산다면, 노 관장은 국민연금을 제치고 단번에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신 최 회장은 1조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해야 한다. 업계에선 최 회장이 보유 현금과 부동산 매각, SK그룹 경영권과 무관한 SK실트론 보유 지분 등의 매각 등을 통해 재산분할액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SK의 경영권 프리미엄의 가치가 올라가 주식이 오른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계 안팎에선 이번 이슈가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가 최 회장에게 주식 자체를 분할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한 점, 노 관장이 정당한 주식 분할 시 SK 발전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 등이 그 이유다.
노 관장 측은 법률대리인은 이날 “노 관장은 SK그룹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며 “SK그룹의 선대회장 시절 좋은 추억만 갖고 있어 계속 우호지분으로 남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K㈜의 우호지분으로 남겠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노 관장은 SK그룹 지배권 확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만약 최 회장 측에서 주식으로 재산을 분할해준다고 해도 이 주식으로 SK그룹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반면 하이브 주가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이 불발되면서 하락세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에 대한 해임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사유나 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 대표의 배임 행위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법원의 본안 판단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분쟁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어도어와 민 대표에 대해 긴급 감사에 돌입한 후 하이브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긴급 감사 전 23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최근 2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하이브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증권사 대부분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 주가는 30만원 이상이다.
신인 그룹의 가파른 수익화와 하반기 예정된 미국 걸그룹 데뷔로 산하 레이블의 실적이 기대되는데다 BTS의 부재에도 올해 영업이익 3100억원으로 사상 최대가 예상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또 6월 BTS 멤버 진의 컴백을 시작으로 2025년 완전체 컴백까지 고려하면 2~3년간의 고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에 현재의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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