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새 휴전안'에 하마스 긍정…가자전쟁 이번엔 제동?

황철환 2024. 6. 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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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간 정전하며 영구휴전 협상…기간 넘겨도 대화지속시 정전 유지"
바이든 "'결정적 순간' 잡아라" 압박…유엔·EU 등 국제사회, 기대감 피력
네타냐후, 휴전안 제안 확인하면서 "하마스 군·통치역량 없애야 종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통해 공개된 이스라엘의 새 휴전안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8개월 가까이 이어져 온 가자전쟁에 브레이크가 걸릴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이 새롭게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이 카타르를 통해 하마스에 전달됐다면서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잡을 것을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촉구했다.

그는 "제안은 모두 3단계로, 1단계에서는 6주 동안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 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철수, 여성과 노인, 부상자 등 일부 인질의 석방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 기간 상호 적대행위를 영구적으로 종료하는 2단계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설사 6주를 넘기더라도 대화가 이어지는 한 정전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다.

이를 통해 2단계에 도달하면 생존 인질 전원이 교환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며, 3단계에선 가자지구 재건과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이 이뤄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지만 하마스는 이집트와 카타르가, 이스라엘은 미국이 맡아 휴전합의가 지켜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마스는 테이블로 나와 그들이 시작한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지금은 전쟁을 끝낼 때"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새 휴전안에 대해 발언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워싱턴DC UPI=연합뉴스) 5월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이 새롭게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을 공개하고 있다. 2024.6.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요르단 외교장관과 잇따라 통화를 하고 가자지구에서의 즉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이뤄내기 위한 제안을 논의했다고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이러한 제안에 하마스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는 영구적 휴전과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가자) 재건, 실향민 귀환, 진정한 포로 교환에 기반한 어떠한 제안에도 점령세력(이스라엘)이 그런 합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명확히 밝힌다면 건설적 태도로 긍정적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지난 수개월간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며 휴전 시도를 방해해왔다고 주장하던 하마스의 입장이 변화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휴전협상 중재 상황에 밝은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이 매체에 "하마스는 현재 바이든의 입장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지금까지와) 다른 태도를 지니고 협상에 복귀하도록 압박하는데 더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안 발표 이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휴전협상단에 휴전안 제시를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모든 피랍자의 귀환과 하마스의 군사역량 및 통치역량 제거를 포함한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4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낸 이번 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것이 항구적 평화를 위한 당사자들의 합의로 이어지길 강하게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제안이 가자지구에서의 전쟁과 민간인의 고통을 종식시킬 큰 기회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에 진심으로 동의한다"면서 "3단계 접근은 균형잡혀 있고, 현실적이다. 이에 대한 모든 당사자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제안은) 희망의 실마리와 함께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같은 해 11월에 7일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고, 휴전 기간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뤄진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종전 논의 등 두 가지 핵심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는 3만6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피란민 대다수가 몰려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공세를 지속하고 있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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