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고소·고발’ 취하 목적? 민희진 “감정적인 부분 접어둬야…뉴진스 데리고 나가기 어렵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 KBS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된 하이브의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뉴스 9’에서 출연해 기자회견에서 ‘하이브와의 화해’를 언급한 것에 대해 “나는 어쨌든 주주들을 위해서나 팬분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모두를 위해서, 특히 멤버들을 위해서 빠른 결정(고소·고발 취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감정적인 부분을 접어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관점에서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즉, 하이브가 어도어와 뉴진스 등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브는 이런 민 대표의 입장과는 달리 법적으로 향후 일정을 진행할 모양새다. 특히 법원에서 민 대표의 해임 가처분을 인용한 판결문에 명시한 ‘배신’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달 30일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하여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 KBS

다만 재판부는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민희진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사유나 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독립’ 지적에 대해 민 대표는 “내 입장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하이브가 결정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다 알게 되는 상황”이라며 “내가 (뉴진스를) 데리고 가는 행위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모순된 일이다. 어도어를 방어하기 위한 협상을 위해 여러 가지를 생각했던 거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어도어 이사회가 재편된 뒤 정면 충돌도 예견되고 있다.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결과, 민 대표 측근인 기존 사내이사 2인이 해임되고 하이브 측이 추천한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3인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 KBS

이에 대해 민 대표는 “그 단어(충돌)가 되게 여러 가지 느낌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사실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이게 측면돌파를 해서는 해결될 수 있는 게 없다. 나는 그때마다 정면돌파를 했다. 지금도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단순히 ‘충돌’ 이런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면 돌파’라는 언급을 한 만큼 앞으로 민 대표가 경영권과 관련해 물러날 뜻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 민 대표는 “이미 진행된, 6월 21일 일본 첫 번째 싱글을 내면서 발표되는 곡이 나온다. 그거랑 도쿄돔까지는 내가 진행했던 대로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그 이외에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잘 모르겠다. 이사회를 오늘 오전(5월31일)에 하기도 했고,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하이브와 경영 분쟁이 뉴진스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 민 대표는 “나는 사실 내가 문제제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영적 분쟁이라는 생각도 사실 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어떤 문제가 현상화돼서 쟁점화 됐다는 것 자체가 뉴진스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라며 “내 입장에서도 빨리 이 일을 수습하길 바란다. 가처분을 넣었던 것도 빠른 수습을 위한 정당성을 얻고 싶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