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김혜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임솔 그 자체였던 배우 김혜윤. '선재 업고 튀어'로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그다.
최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는 평범한 덕후였던 임솔(김혜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류선재(변우석)가 생을 마감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타임 슬립을 하는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김혜윤은 극 중 류선재를 좋아하는 임솔 역을 맡았다. 류선재가 사망하자 그를 살리려 타임슬립해 운명을 바꾸고자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드라마는 월화극 1위, 화제성 1위를 독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최종화에선 남녀주인공이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으로 시청률 자체 최고 5.8%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인터넷 소설을 읽는 것처럼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그만큼 재미가 있어서 임솔 캐릭터를 잘 표현해 시청자들과 감정교류를 같이 할 수 있을까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는 김혜윤이다.
김혜윤은 이번 작품에서 임솔의 10대, 20대, 30대의 모습을 연기했다. 그는 "많이 걱정이 됐던 부분이 임솔은 제가 맡았던 역할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다. 또 소재가 타임슬립이라 마음은 30대인데, 10대와 20대의 겉모습으로 돌아가니까 나이대의 다름을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비주얼도 나이에 따라 바꿨다는 김혜윤은 "외형 변화가 가장 컸다. 10대 때는 앞머리를 붙이고, 20대 때는 파마머리, 30대는 앞머리 없이 제 머리로 스타일링을 했다. 옷도 10대는 발랄함, 20대는 풋풋한 병아리, 신입생다운 옷을 입으려 했다. 30대는 좀 더 성숙해 보일 수 있도록 현대 스타일로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내면적인 변화는 크게 없었다. 솔이의 내면은 30대 그대로 가지고 가기 때문"이라며 "사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이기도 해 어떻게 하면 더 성숙하고 어른스럽게 보여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변우석 오빠, 친언니도 그렇게까지 성숙하진 않더라. 그들보다 몇 년은 덜 살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깊이 있는 어른이거나 성숙한 사람은 아니더라. 지금 김혜윤이 갖고 있는 이 모습 그대로만 잘 보여줘도 솔이를 잘 연기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김혜윤이 보여준 임솔은 씩씩하고 쾌활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제 몸 던질 줄 아는 단단한 인물이었다. 이를 제 것으로 만든 김혜윤은 임솔에 진정으로 녹아들어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다양한 눈물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안겼다. 김혜윤은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몰랐는데, 방송 보니 많이 울었더라"며 "그렁그렁한 채로 멈춰있는 순간이 어려웠다. 눈물 양을 조절할 수 없으니까. 메이킹 영상에서도 눈물을 못 참는 게 나온다"며 "실제 저는 눈물이 많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솔이의 밝고 웃음 많은 부분이 비슷해 솔이를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는 김혜윤은 "주저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항상 바로 일어나는 솔이를 보면서 스스로 많이 배웠다"며 역할에 대한 각별함도 드러냈다.
임솔의 사랑스러움과 사랑을 지켜내려는 강인한 모습은 류선재와 함께 있을 때 극대화됐다. 이에 함께 로맨스 호흡을 맞춘 배우 변우석과의 케미는 매회 화제를 모았다.
김혜윤은 변우석에 대해 "실제 성격도 보여지는 것과 똑같다.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배려심이 넘친다. 저도 연기하면서 의지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변우석도 tvN 예능 '유퀴즈 온더 블럭' 출연 당시 김혜윤에 대한 칭찬과 고마움을 표현한 바다. 이에 대해 김혜윤은 "불쾌했다면 미안하다더라. 전 오히려 더 칭찬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제가 많이 힘이 되어줬다고 고맙다고 얘기해 줬는데 제가 더 의지를 많이 했다"며 "배우로서도 솔이가 감정신이 많다 보니까 집중을 한다거나 감정이 잘 안 잡힐 때도 있었는데, 묵묵히 기다려준다거나 선제로 몰입해서 연기를 해줘 저도 의지하고 에너지를 받았다.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 아무 때나 연락하면 밥 사준다고 했는데 제가 밥을 얻어먹어야겠다"고 웃었다.
김태성 역을 맡은 배우 송건희와도 'SKY 캐슬'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김혜윤이다. 그는 "당시엔 많이 마주치는 장면이 없어 몰랐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 현장에선 여러 애드리브가 항상 있던 만큼 준비를 치열하게 해오더라. 현장에서 함께 하는 게 즐거웠다. 에너지나 배우로서 도움을 얻었던 것 같다"며 "인소 재질 대사도 굉장히 연기를 잘하더라. 대단한 친구다. 같이 연기하면서 즐겁고 재밌었다"고 칭찬했다.
김혜윤은 '선재 업고 튀어' 이전에도 '어쩌다 만난 하루' '어서와 조이'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상대 배우와 뛰어난 호흡으로 몰입감을 안긴 바 있다.
비결을 묻자 "제가 한 건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 캐릭터,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었다. 많이 사랑을 해주시는 이유가 제가 뭔가를 했다기보다는 상대 배우들 덕분에 시너지가 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제가 뭔가를 했다면 키가 작은 것이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게 웃었다.
더불어 하이틴물에서도 위화감 없는 소화력을 보여주는 김혜윤이다. 이후에도 교복 입는 작품에 출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억지로 교복을 벗으려고 하거나,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어느 순간이 되면 앳된 모습으로 연기를 하려고 해도 안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현재 배우 김혜윤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연한 태도가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그는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과거로 안 돌아가고 싶다. 그 당시 선택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선택들이 있기에 이 순간이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김혜윤은 '선재 업고 튀어'에 대해 "사람 김혜윤으로서 많이 배울 수 있던 작품인 것 같다. 배우로서는 여러 가지 연기적인 것, 세심하게 로맨스를 표현하는 점들을 배웠다. 배우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고, 사람으로서는 솔이 캐릭터에서 배울 점도 있었다"며 "항상 남한테 보이는 직업이기도 하고 남의 인생을 사는 직업이다 보니까 제 자신에게 집중한 적은 없던 것 같다. 문득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김혜윤이 행복한 게 뭘까' 떠올라 찾아볼 생각이다. 원 없이 자보기도 하고 게임하고, 먹기도 하고 제가 좋아해보는 걸 찾아보며 저한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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