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자율주행 차량 위한 '하이브리드 시각 시스템'

박정연 기자 2024. 6.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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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두 종류의 회로가 교차해 하나의 전자 칩을 형성하는 이미지를 이번 주 표지로 실었다.

루핑 시 중국 칭화대 뇌 컴퓨팅 연구센터(CBICR) 교수 연구팀은 정확도는 낮지만 빠르게 감지하는 기능과 느리지만 정확하게 해석하는 기능을 합친 하이브리드 비전 칩 '티안무크'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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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두 종류의 회로가 교차해 하나의 전자 칩을 형성하는 이미지를 이번 주 표지로 실었다. 표지 오른쪽 하단에는 '비전 믹싱(VISION MIXING·여러 개의 카메라를 사용해 이미지를 구성함)'이란 단어가 크게 쓰여 있다. 복잡한 현실 세계를 인식하기 위해 인지와 행동 기능을 결합하는 이미지 센서 칩을 묘사한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도로의 상황은 예측불허하다. 다른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 수 있으며 때로는 행인이나 동물이 도로에 뛰어들기도 한다. 돌발적인 도로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이미지 센서는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도전과제였다. 

고성능의 이미지 센서를 구현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이미지의 해상도가 높을수록 이미지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기술적 상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인간의 시각 방식을 모방해 이같은 난제를 해결했다.

루핑 시 중국 칭화대 뇌 컴퓨팅 연구센터(CBICR) 교수 연구팀은 정확도는 낮지만 빠르게 감지하는 기능과 느리지만 정확하게 해석하는 기능을 합친 하이브리드 비전 칩 '티안무크'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티안무크는 인간의 눈이 시각 정보를 인지할 때 서로 다른 시각세포가 정보 처리를 분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사물의 움직임만을 빠르게 인식하는 기능과 시각 정보를 높은 해상도로 인식하는 기능을 병렬로 처리해 비전 칩을 설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칩은 1초에 1만 프레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 번개를 포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같은 해상도를 지닌 기존 센서와 비교했을 때 필요한 대역폭이 90% 감소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시각 정보를 인식했다.

티안무크를 장착한 자율주행차는 주행이 까다로운 모퉁이길에서도 정확하고 빠르게 경로를 인식했다. 연구팀은 "티안무크는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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