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모건스탠리 한국 담당 “최근 코스피 부진은 배터리 부문 부진과 중국 증시 회복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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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금융당국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은 한국 증시의 ‘기회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고금리와 자재 가격 상승이 불러온 PF(프로젝트 파이낸싱)발 위기론은 대표적인 불안 요인이다.
석준 모건스탠리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WEEKLY BIZ와 서울에서 만나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PF 부실도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많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올 들어 모건스탠리는 ‘기업 DNA 변혁: 개혁 르네상스인가?’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라는 표현을 썼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일본·인도 등 아시아 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대안’을 찾는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의 증시 개혁 의지에 관심이 크다. 밸류업 프로그램 1차 발표됐을 때는 은행주(금융지주) 주가가 10%까지 빠졌다가 오후에는 하락폭을 5%까지 줄였으며 그 이후로 은행주는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은 그간 자사주 매입, 소각과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 환원 정책에서 미국 등 다른 나라 대비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은행, 유통, 통신처럼 성숙 단계에 접어든 산업에선 주주 환원이 중요하다. 물론 업종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미래 경쟁력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업종들이 있는데, 이런 기업들은 당장은 투자에 더 힘을 쓸 수 있다.”
-배당 확대를 위해서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까.
“배당소득(배당금)에 대한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증시에도 이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자본이득에 비해 배당에 대한 세금 부담이 높은 이유로 국내 증시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을 통해 매매 차익을 노리는 경향이 강하다. 단기 테마를 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매 차익과 배당소득 사이 균형을 찾아야 기업의 펀더멘털 및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건전한 투자도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 은행주는 어떤가.
“위기가 왔을 때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건 투자자들도 이해한다. 미국에서도 은행들이 상황이 어려울 땐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못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는 자유를 줘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 PBR이 0.6배 수준으로 비교적 높았을 때가 2016~2017년이다. 자사주 매입이 허용된 시기다. 은행에 대한 ‘이자 장사’ 프레임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에는 정책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순이자마진(NIM)도 0.08~0.1%포인트가량 올랐다. 이제는 이러한 민감도가 0.02~0.03%포인트 수준이라고 본다. 반면 금리가 오르면 신용 리스크가 오른다.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비은행 부문’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금융사는 자산 성장보다는 ‘고객 자산 관리’ 기능이 앞으로 중요해질 걸로 본다.”
-PF 위기에 대한 우려도 크다.
“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PF부실’의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솔로몬저축은행을 커버한 경험이 있다. 그때 ‘아 이런 식으로 위기가 터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엔 PF 대출을 은행이 40조원, 저축은행이 20조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PF 익스포저가 200조원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은행과 보험사가 한 40%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자본이 탄탄하고, 수도권의 주택 위주로 사업을 해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금융당국도 과거 위기에서 마련한 플레이북(Playbook)이 있을거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기 보다는 내려갈 걸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간혹 구리 가격에 대해 경기 등락을 잘 반영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Copper·구리)라고 한다. 코스피 지수를 닥터 코스피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 전반의 경기에 그만큼 민감하다는 의미다. 경기 회복 조짐이 있으면 한국 증시가 먼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 증시를 제약하는 요인은 먼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미국 등 국가에서 이를 채워야 하는데 그게 충분하지 않았다. 둘째로 정책적인 ‘갭’이 있었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폈다. 반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부실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일종의 ‘미스매치’가 있었다. 이러한 갭들은 점진적으로 좁혀 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증시가 다른 세계 증시의 상승세를 못 따라가는 이유로 AI 모멘텀 부재를 꼽기도 한다.
“최근 몇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다른 국가 증시, 특히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했다. AI가 중요한 투자 테마라는 점은 확인되었지만 한국 증시를 보면 AI 모멘텀의 부재보다는 투자 대상의 폭이 좁아 타 증시, 특히 미국 증시 대비 상승 모멘텀이 약했다. 또한 한국 증시를 이끌었던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산업이 경기 악화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의 회복 및 달러 강세도 중요한 요인이였으며 이로 인해 단기적인 관점에서 외국인 자금의 흐름이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지만 모멘텀 회복을 위해 실행 단계에서의 진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경제는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세계 경제 ‘다극(多極) 체제’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은 앞으로도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다극 체제하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장비/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들을 포함하여 방산 산업 역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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