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뇌 속엔 3D 지도…빠르게 나는 이유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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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최대 90번의 날갯짓을 하는 벌새는 시속 90km의 속도로 비행한다.
비행하는 벌새의 뇌는 특수한 3차원(3D) 지도를 만들어 장애물을 신속하게 피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던컨 레이치 미국 로스엔젤레스캘리포니아대(ULCA) 교수 연구팀은 벌새의 전뇌 특정한 지점에 있는 신경세포(뉴런)는 촉각으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결과를 3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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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최대 90번의 날갯짓을 하는 벌새는 시속 90km의 속도로 비행한다. 벌새가 이토록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꽃에 부딪치지 않은 채 꿀을 빠는 정교한 비행을 할 수 있는지는 그간 학계의 관심사였다.
비행하는 벌새의 뇌는 특수한 3차원(3D) 지도를 만들어 장애물을 신속하게 피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날개 앞쪽과 다리 깃털에 닿는 공기돌풍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전뇌에서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뇌가 촉각에서 얻은 정보를 처리하는 메커니즘은 포유류에선 잘 연구됐지만 조류에선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던컨 레이치 미국 로스엔젤레스캘리포니아대(ULCA) 교수 연구팀은 벌새의 전뇌 특정한 지점에 있는 신경세포(뉴런)는 촉각으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결과를 3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이 신경세포는 공기압력의 세기에 따라 물체와의 거리를 판단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사불란하게 활동하는 신경세포의 움직임은 마치 3D 지도를 구성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실은 벌새의 뇌에서 발생하는 전극 신호를 분석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벌새의 신체 각 부위에 다양한 공기돌풍을 쏘면서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날개 앞쪽과 다리 가장자리 부분 깃털에 공기 압력이 가해졌을 때 특정한 신경세포 군집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뇌의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특히 날개 가장자리에 가해진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 군집이 정교한 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벌새의 뇌는 발에 대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이는 안전한 착지 장소를 찾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됐다.
벌새의 뇌가 촉각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물체를 피하는 메커니즘이 다양한 센서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동하거나 작업에 사용되는 의족과 자율 장치 등 다양한 기술 발전에 응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이같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동물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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