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0만개, 한국은 11개… ‘편의점 약’ 부족한 이유 [통계로 보는 행정]
“왜 편의점에서 파는 약 종류는 항상 부족할까?”
국내 편의점 등 약국 외 판매업소에서 파는 의약품(‘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이 해외 주요국보다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상비의약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판매 품목을 늘려 소비자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소비자가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살 수 있는 의약품 종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하다. 일본에선 ‘제2류 의약품’ 600여개, ‘제3류 의약품’ 337개의 판매가 허용돼 있다. 해당 의약품은 복용 시 부작용 위험이 중간 정도이거나 비교적 낮은 것을 기준으로 분류됐다. 영국의 경우 GSL(브랜드 의약품) 1365개, GSL(제네릭 의약품) 120개 등 ‘자유판매의약품’을 의사의 처방전이나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소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가 의료종사자의 처방 없이 약국이나 일반소매점에서 살 수 있는 ‘비처방의약품’이 30만개 이상이다.
국내 안전상비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영업 중인 전국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는 4만4016개소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 공급액도 2019년 435억1400만원에서 2022년 537억5300만원으로 3년 사이 100억원 넘게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며 해열·진통·소염제의 공급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민단체 등에선 안전상비의약품 추가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타이레놀 2종 판매가 중지된 상황에서 대체 품목 지정은 물론 지사제, 제산제 등 추가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대한약사회 등은 안전성 문제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늘리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부작용과 오남용 등 문제가 커질 수 있어 판매 제한이 필요하다며 맞선다.
보고서는 철저한 안전성 검토와 사후 관리를 조건으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세 나라 사례를 보면 안전성 검토에 근거한 활발한 의약품 재분류가 판매 품목 수 증가를 촉진해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현재 13개 품목 외에 안전상비의약품으로서 수요가 높은 의약품에 대한 조사결과와 안전성 검토를 기반으로 품목 수를 개선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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