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섰다 집안 기둥 뽑힐라”...재벌가 흔드는 ‘세기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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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을 계기로 자산가들의 이혼소송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지금까지처럼 쉽게 이혼 결심을 못할 거예요. 아마."
한 법조 관계자는 "노 관장의 육아 전담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등이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 큰 기여가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재산분할 비율을 높인 만큼 선례적 가치는 분명히 있다"며 "판사들 사이에서도 1심 금액이 너무 적고 이혼소송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재산 규모가 뒷받침되는 경우 실질적 보상 액수가 반영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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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 A변호사의 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이 이혼을 고려하던 자산가들, 혹은 그들 배우자의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 비율을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책정해왔던 법원 기조가 이번 판결에서 확 뒤바뀌면서 새로운 기준이 정립될 가능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긴장하고 다른 한편은 ‘그래? 그렇다면 한번?’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인 이혼소송에서도 육아를 전담한 주부의 위자료와 재산분할 비율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달 30일 이혼소송 2심 선고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가 위자료를 1심 1억원 대비 20배, 재산분할은 665억 대비 약 21배 올리면서 이른바 ‘세기의 이혼’으로 불렸던 이번 재판은 ‘세기의 재산분할’로 거듭났다. 두 사람의 총 재산은 약 4조115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최 회장에게 65%, 노 관장에게 35%의 지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판결에 최태원 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이 게임게발사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라는 말이 회자된다. 그는 지금 아내와 이혼소송 중인데 재산이 10조원대로 추정된다. 권 CVO의 배우자는 사업 초기 스마일게이트 공동창업자로 활동하는 등 재산 증식 기여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노 커플’이 세운 세기의 재산분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 법조 관계자는 “노 관장의 육아 전담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등이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 큰 기여가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재산분할 비율을 높인 만큼 선례적 가치는 분명히 있다”며 “판사들 사이에서도 1심 금액이 너무 적고 이혼소송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재산 규모가 뒷받침되는 경우 실질적 보상 액수가 반영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심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최 회장이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원을 당장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의 경우 이혼이 확정되는 대법원 판결이 있어야 지급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이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노 관장이 실제 해당 금액을 받기 위해서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받아야 한다.
반면 위자료 20억원은 노 관장이 원할 경우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 재산분할과 달리 위자료는 상대방인 최 회장의 부정행위에 대한 보상금이기 때문에 1심 판결 직후부터 노 관장에게 위자료 지급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다만 노 관장이 당장 위자료를 받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노 관장 입장에서 위자료 20억원은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고 양 측 모두 재산분할 비율을 이번 이혼소송의 가장 큰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위자료가 최종 지급이 될 때까지 이자가 계속 붙는 만큼 노 관장이 대법원 최종 판단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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