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풍년이라는데… 사먹는 건 ‘金꽃게’ [현장, 그곳&]
경매가 떨어져 어민들도 ‘울상'에... 단골 손님들 불만도 커
“올해 꽃게 풍년이라는데, 꽃게음식점 가격은 여전히 비싸요.”
30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다양한 꽃게요리 음식점이 모인 꽃게거리. 한 식당의 꽃게 4인 기준 코스요리 가격은 13만~18만원. 올해 꽃게가 풍년이라 도매가격은 내렸지만, 음식 가격은 지난해와 같거나 되레 인건비 등 물가 상승에 따라 지난해보다 소폭 오르기도 했다.
인근의 다른 식당도 마찬가지.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크기로 꽃게 4마리가 들어간 꽃게탕 대(大)의 가격은 12만원. 지난해 가격과 같다. 이 곳에서 만난 서은비씨(32)는 “꽃게 풍년이라해서 가족과 함께 왔는데, 가격은 그대로라 아쉽다”며 “좋아하는 음식인데 쉽게 먹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 앞바다의 꽃게 수확량이 급증으로 가격이 반토막 났는데도, 인천시내 꽃게 음식점 가격은 그대로 거나, 되레 올라 시민들은 꽃게 풍년을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옹진군과 인천수협 등에 따르면 연평도의 올해 3월~5월 꽃게 수확량은 29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73t보다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인천 지역의 전체 꽃게 수확량은 이달 기준 2천26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379t보다 64%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꽃게 1㎏의 경매 평균 가격은 1만1천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천7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천수협은 올해 강수량이 많아 영양염이 풍부하고 수온이 높아져 꽃게가 잘 성장해 수확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암꽃게의 알이 적게 차는 등 꽃게의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예년에 비해 상품성이 나빠져 경매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수협 관계자는 “보통 이 같이 살이 덜 차거나 껍질이 덜 여문 ‘물렁게’는 암꽃게가 산란을 한 뒤인 8~9월에나 나온다”며 “하지만 올해는 일찍부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은 물론 도소매상 입장에서는 풍년인데도 돈을 벌지 못하는 속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꽃게 소매 가격은 1㎏에 2~3만원 수준. 알을 밴 큼지막한 암꽃게 2마리 정도를 3만원에 살 수 있을 정도로 싸다. 이는 지난해 4만~5만원 선에 비해 40% 하락한 가격이다. 상인 A씨는 “올해 꽃게가 예년보다 많이 잡히다보니 가격이 싸졌다”며 “게다가 알이 덜 차 상품성이 낮기에 비싸게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꽃게 가격 하락에도 식당 등에서의 꽃게 음식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꽃게 가격 하락에도 소비자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꽃게 철인데도 정작 꽃게 음식 먹기를 망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상인 B씨는 “올해 꽃게 가격이 싸졌다고 해도 다른 재료값 등 전체적인 물가가 올라 가격을 내릴 순 없다”며 “또 내년에 꽃게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데,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히려 꽃게의 알이나 살이 적다고 단골 손님들이 불만이 커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천의 대표 특산물인 꽃게로 만든 음식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식당들이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들도 이 같은 식당은 ‘착한 가게’로 지정하는 등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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