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리조트·유령 아파트’ 어쩌나…특별법 있지만 예산은 ‘0’
[앵커]
공사가 중단된 채 오랜 기간 방치돼 흉물이 돼 버린 건축물이 전국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미관를 해칠 뿐 아니라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이를 정비할 수 있는 특별조치법까지 제정됐지만, 철거가 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정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짓다만 아파트가 마을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골조만 올라간 상태에서 건설사가 부도나면서 16년 넘도록 방치되고 있습니다.
흉물이 된 건물을 매일 마주해야 하는 주민들은 그 자체가 고통입니다.
[정택운/인근 주민 : "동네 사람들이 다 알게 모르게 망해버렸어요. 참 재수 없어요. 어떻게 하죠?"]
주변은 빈집과 버려진 상가마저 늘어 완전히 슬럼화됐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떠나고 마을이 쇠퇴하면서 이렇게 한 골목 전체가 폐허로 전락했습니다.
해안국립공원의 한 자락, 로마 시대 상징물을 본 따 만든 대형 건물이 우뚝 서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여기저기 잡초만 무성합니다.
외벽은 퇴색했고 내부는 뻥 뚫려 안전사고마저 우려되는 상황, 짓다만 대형 리조트는 10년 넘게 인기척이 끊기며, 지역의 대표 흉물이 돼 버렸습니다.
이렇게 2년 이상 방치된 건축물은 전국적으로 2백 80여 곳, 10여 년 전, 특별조치법까지 제정돼 정비기금 조성 근거가 마련됐지만, 관련 예산은 아직까지 한 푼도 책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구기명/충청남도 공공건축안전팀장 : "3년마다 정비계획 수립하고, 그에 따른 정비를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예산 자체가 없다 보니까…."]
장기 방치 건축물은 사유재산이라 더욱 처리가 힘든 탓에, 실효성 있는 정비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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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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