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엔 분노 탓 막말. 난 경영에 소질” 민희진, 전문성 부각하며 화해 청해…하이브 주가 어디로 [신동윤의 나우,스톡]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격정적이었던 첫 기자회견으로 여론을 반전시켰던 제1차 기자회견이 이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6일 만인 지난달 31일 또 다시 대중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전날 등장한 민 대표의 모습은 지난 1차 기자회견 때와는 180도 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차 기자회견때 민 대표는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에 미국 프로야구(MLB) 구단 ‘LA 다저스’ 로고가 박힌 모자, 녹색 가로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서 카메라 앞에 섰었는데요. 당시 민 대표는 흥분된 목소리로 “개저씨(개와 아저씨의 합성어)”란 비속어는 물론, 더한 욕설까지 섞어가면서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뒤로 묶은 채 말끔한 레몬색 재킷을 입고 2차 기자회견에 나선 민 대표의 목소리는 1차 기자회견과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정돈되고 차분했습니다. 1차 기자회견 시간의 절반 정도로 짧아진(?) 기자회견 중 발언 내용 역시 어도어를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자신의 마음가짐은 물론, 그동안 자신이 대표 걸그룹 ‘뉴진스’와 함께 일궈낸 성과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죠. 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걸그룹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톱(TOP)급 보이그룹이 5~7년 만에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뉴진스와 함께 2년 만에 이뤘다는 자부심도 드러냈고요.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민 대표의 발언 중 주목할 지점 중 하나는 하이브 측과 ‘화해’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내비쳤다는 겁니다.
“톡 까놓고 그분들(하이브)과 일하는 것은 열 받고 짜증나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모두에게 유리한 방향이 뭐냐고 본다면 아프더라도 참고 가야 한다. 대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민 대표는 강조했죠. 가장 상처 받은 사람은 민희진 자신이라 생각하지만 ‘어른’으로써 참고 ‘뉴진스’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고요.
우선 증권가에선 민 대표의 화해 제스처가 호재로 받아 들여진 모양새입니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장 시작과 동시에 하루 전 보다 2.65%(5400원) 하락한 19만8600원으로 장을 시작한 하이브 주가는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약 10분이 지난 전날 오후 2시 40분께 18만5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민 대표가 하이브 측에 화해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거듭 내면서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였고, 3시 10분께는 전날 종가보다 상승한 20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장 종료 시점엔 전 거래일 대비 1.96%(4000원) 하락한 20만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내분 문제로 인해 위협 받던 하이브 주가 20만원 선이 민 대표가 내민 화해의 손길로 지켜진 것이죠.
이제 공은 하이브에 넘어간 국면입니다. 민 대표의 손을 잡고 내분 봉합에 나설지, 아니면 민 대표를 어도어에서 완전히 지우기 위한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선택을 할 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인 셈이죠.
앞서 지난달 30일 법원은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었죠.
이번 결정으로 민 대표는 전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임됐으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민 대표와 자신을 반대하는 하이브 측 사내이사 3인과 ‘불편한 동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을 요구하는 중요 사안에서 민 대표와 하이브 측 사내이사가 사사건건 충돌하며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던 것이죠.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하방 리스크는 어도어를 둘러싼 하이브 측과 민 대표 간의 갈등 상황”이라며 “완전한 갈등 해소는 아닐지라도, 양측이 부분적인 화해를 통한 갈등 봉합에 성공하게 된다면 주가엔 분명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죠.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지속적인 주가 조정세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20일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지속해서 조정받은 만큼 바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하면서죠. 특히, 신인 그룹의 팬덤화와 글로벌 아티스트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기획사 업종은 1년간 이어진 가격 조정으로 바닥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앨범 판매량 부진 이슈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인 그룹들의 데뷔 앨범은 해당 이슈와 무관하게 높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인 그룹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죠. 이 연구원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내 케이팝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은 데뷔 1개월 만에 빌보드 핫100에 진입하는 등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케이팝 시스템으로 데뷔하는 글로벌 아티스트도 확대되고 있다”며 “산업 내 중요한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케이팝 시스템이 접목된 현지 아이돌 그룹이 올해 3팀 데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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