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를 가다] ⑧ "정주여건 개선·내실있는 특성화 병행해야"
"외부 학생 유입하려면 주목할만한 프로그램 있어야"
[※ 편집자 주 = 학령 인구 감소로 농어촌학교는 물론 도시 일부 학교도 갈수록 학생 수가 줄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학교가 사라지면, 그 지역의 소멸 속도도 빨라집니다. 학교가 있어야 지역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학교는 폐교 위기를 딛고 저마다 특색있는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도시 학생들의 유학을 유도하는 등 지역사회와도 함께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와 전남지역 대표적인 작은 학교 7곳을 살펴보고 이러한 교육·사회적 성과들을 확산하기 위한 전문가 조언 등을 소개합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가 줄어들수록 소규모 학교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서울에서도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할 만큼 학령 인구 감소, 지역 소멸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합뉴스는 폐교 위기에 맞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광주·전남 학교 7곳을 소개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도시 유학생을 유치하고 아토피, 영화 등 관련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교육 현장에서는 특성화뿐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에도 관심과 지원을 쏟아 삶과 배움의 질을 함께 높이는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1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전교생 60명 이하 작은 학교는 전남에만 413개로 전체의 47.7%를 차지했다.
초등학교는 426개 가운데 266개(57.1%)가 작은 학교에 해당해 절반을 훌쩍 넘는다.
전남교육청은 '작지만 강한 학교'를 만들고자 올해 10곳을 특성화 모델학교로 지정했다.
장성 서삼초는 자연 회복 아토피 힐링 스쿨, 구례 중동초·곡성 삼기초는 영화학교, 여수 화양초는 학생 작가 육성 전문학교로 운영된다.
순천 별량초는 생태교육, 영암 덕진초는 요리, 나주 봉황중은 국악 예술 감성, 구례 간문초와 고흥 대서중은 영어·글로컬 교육을 특성화 목표로 삼았다.
목포 서산초는 목포해양대, 목포도시재생지원센터와 손잡고 해양 안전 체험 특화교육 과정을 수립할 예정이다.
전남교육청은 서산초에서 개발된 해양 특성화 교육브랜드 모델을 진도, 여수, 완도 등 섬 지역 작은 학교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작은 학교를 유지하려면 국가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2020년부터 시작한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은 작은 학교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전남교육청은 숙소와 체재비 월 30만원을 지원하고 각 지역 교육청과 자치단체도 유학비용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 특성상 여전히 주거 여건이 열악한 곳이 많은 실정이다.
학생들과 영화를 제작한 구례 중동초 김호준 교장은 "시골의 작은 학교는 지역 소멸의 직격탄을 바로 맞고 있어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으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며 "유학생의 주거 문제 해결 등 정부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녀와 함께 전남으로 온 한 학부모는 "지자체가 처음 소개해준 숙소가 마음에 안 들어 1년 뒤 다른 집을 찾아 월세 계약을 했다"며 "서울에서 오고 싶어도 집과 주변 환경 등 인프라가 제대로 안 돼 있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시류만 좇다가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내실 있는 특성화 교육과 함께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광주교육대 박남기 교수는 "소규모 학교의 경우 어떤 학교를 살려야 할지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며 "학교를 존속시키기 위한 예산의 효용성이나 지자체, 동문, 지역 주민이 원하는 학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농촌지역의 작은 학교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외부에서 학생들이 유입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토피 학교나 해양 안전 체험, 영어나 수학 특성화 학교 등 학부모들이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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