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강하지만 넘지 못할 벽 아니다"…도란의 포부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지난 2022년 스프링 스플릿부터 결승전의 주인공이 바뀌지 않고 있다. 젠지 e스포츠와 T1이 무려 다섯 시즌 연속 결승전에 맞붙었기 때문이다. LCK 우승 팀이 두 팀 중 한 곳에서만 나오는 '양당제'가 무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LCK 양당제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화생명e스포츠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4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도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며 두 팀을 위협했다. 플레이오프에선 T1을 상대로 2라운드에 3 대 0 완승을 거뒀다. 다만 이후 젠지에게 3 대 1로 패했고 다시 만난 T1에게도 패배하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젠지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국제 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T1 역시 중국리그 LPL 빌리빌리게이밍(BLG)에게 패했지만 최종 3위에 올랐다. 라이벌들은 국제전을 거치며 더욱 강해졌지만 한화생명 선수들은 '양당제 타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하는 한화생명 상체 3인방인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정글러 '피넛' 한왕호 그리고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오늘은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주자인 최현준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화생명e스포츠의 베이스캠프인 '캠프원'에서 만난 최현준은 다음 시즌에 대한 결의로 눈을 반짝였다. 최현준은 "스프링 시즌이 목표보다 아쉬운 성적으로 끝났다"라면서도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고 서머 시즌에 더 잘할 여지가 많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젠지가 스프링과 MSI를 모두 우승하면서 팀의 위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기기 힘든 팀이지만 절대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준은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젠지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어 최현준은 MSI에서 등장한 라인 스와프 전략에 대해 "패치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패치 이후에도 쓸만하다면 적응하는 게 맞다"라며 등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장 인상 깊었던 MSI 경기로는 젠지와 BLG의 승자조 경기를 꼽았다. 그는 "두 팀 다 너무 잘한다고 감탄하면서 재밌게 봤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서머 시즌부터 중국리그 LPL과 국내 2부 리그인 LCK 챌린저스 리그에 도입되는 피어리스 밴픽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피어리스 밴픽이란 현재 밴픽 방식과 달리 이전 경기에 사용한 챔피언을 사용하지 못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최현준은 “소식을 듣고 선수 입장에서는 이거 바뀌면 적응할 수 있을까, 무슨 챔피언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도 “기사나 댓글을 보니 팬분들은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보는 재미가 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피어리스 밴픽이) 더 재밌고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도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최근 팬들 사이에선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을 위한 새로운 대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MSI와 롤드컵에 진출하는 팀이 소수이다 보니 그 외 팀들은 경기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묻자 최현준은 “(이번에 MSI에 가지 못하면서) 국제전을 못 나간 게 오랜만이다”라며 “확실히 (대회에) 참가를 못하다 보니 좀 붕 뜨는 느낌도 있고 쉬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응원해 주시는 팬들 입장에선 선수들보다 비시즌이 더 지루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MSI와 롤드컵에 나가지 못한 팀들을 위한 새로운 대회가 생긴다면 개인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최근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하는 등 제3자가 여는 리그오브레전드 대회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최현준은 “최상위권 팀들이 나가는 대회기 때문에 당연히 욕심이 난다”라며 “쉽게 가질 수 없는 커리어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현준은 서머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 스프링 스플릿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서머도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화생명의) 비시즌이 좀 오랫동안 지속되어서 팬분들께서 심심하고 지루하셨을 것 같다”라며 “오래 기다리신 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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