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유, 이제는 캡틴유? "주장 된다면 말보다 행동 먼저…밝은 분위기 만들 것"

청평=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4. 6. 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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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유서연. 노컷뉴스

'주포' 강소휘(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팀의 주축들이 대거 떠났다. '에이유' 유서연(GS칼텍스)이 진정한 에이스의 면모를 발휘해야 할 차례다.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는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강소휘와 한다혜(페퍼저축은행), 최은지(흥국생명)와 작별했다. 여기에 베테랑 정대영과 한수지까지 은퇴를 선언하는 등 이탈자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1999년생으로 만 25세인 유서연은 갑작스레 최고참이 됐다. 빠른 년생이라 1998년생인 안혜진과 친구로 지낸다. 안혜진과 팀의 맏언니가 된 것.

30일 경기도 청평의 GS칼텍스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유서연은 "많이 당황스러웠다. 언니들이 은퇴하고 다른 팀으로 떠나면서 내가 최고참이 돼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그래도 팀을 잘 이끌어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니들이 있으면 좋긴 하다. 내가 언니들을 따라가는 입장이 편해서 이 자리가 더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유서연. 한국배구연맹

유서연은 팬들 사이에서 '에이스 유서연'을 줄여 '에이유'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런데 차기 시즌을 앞두고 새 주장 유력 후보로 떠올라 '캡틴유'가 될 가능이 높아졌다.

이영택 GS칼텍스 신임 감독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유서연을 새 주장으로 점찍은 상태다. 그는 "일단 최고참인 유서연과 안혜진을 (새 주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유서연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솔선수범한 선수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서 충분히 주장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새 주장 유력 후보인 유서연은 "주장 욕심은 전혀 없다. 아마 (안)혜진이가 건강했다면 혜진이가 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면서 "일단 감독님이 유력 후보로 저를 꼽아주신 것 같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어 "(주장이 된다면)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분위기를 밝게 만들 생각이다"라면서 "다들 잘 따라와 줘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유서연은 "중고등학교 때도 주장을 해봤지만,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때도 항상 솔선수범하려고 했고, 말보다 행동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최고참이 되다 보니까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더라. 내가 말하기보다 선수들의 말을 들으려고 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유서연. 한국배구연맹

팀에 많은 변화가 생긴 만큼 분위기는 어떨까. 유서연은 "대체로 밝은 것 같다. 고참급들이 뭉쳐서 더 파이팅하려고 한다"면서 "힘든 내색을 안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후배들도 아무 말 없이 잘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택 신임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무서운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면서 "훈련 때 우리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끔 편하게 대해주시고 잘 가르쳐주시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승점 51로 4위에 그쳐 포스트 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3위 정관장(승점 61)과 격차를 3점 이하로 좁히면 성사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도 오르지 못했다. 5위로 마친 2022-2023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봄 배구 진출 실패다.

아쉬운 시즌을 보낸 유서연은 "잘 나가다가 4라운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떨어졌다"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 같다. 내 개인 성적도 전 시즌보다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고 떠올렸다.

사실 출발은 좋았다. GS칼텍스는 2023-2024시즌을 KOVO컵 우승으로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렸다.

단기전에서는 확실히 강한 GS칼텍스다. 그만큼 봄 배구 진출 실패가 아쉬울 터. 유서연은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더 파이팅하는 것 같다"면서 "그때도 어린 선수들이 뭉쳐서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확실히 단기전에 강한 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새 아시아 쿼터 외국인 선수 스페파니 와일러. 한국배구연맹

아시아 쿼터 영입에 실패한 게 큰 영향을 끼쳤다. GS칼텍스는 드래프트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메디 요쿠를 지명했으나 팀 전술상 불가피하게 교체를 결정해 태국 국가대표 세터 소라야 폼라를 영입했다. 하지만 소라야 폼라가 개인 사정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나 태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다린를 영입했는데,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새롭게 합류하는 아시아 쿼터 선수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비록 이번 드래프트에서 호주와 독일 이중 국적의 195cm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퍼니 와일러를 마지막 순번인 7순위로 지명했으나, 이 감독은 매우 흡족해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득점 1위(1005점), 공격 종합 1위(46.80%)로 맹활약한 외국인 선수 실바도 GS칼텍스와 1년 더 함께 뛴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GS칼텍스만 유일하게 아시아 쿼터의 덕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번 아시아 쿼터에서는 날개 공격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스테파니를) 현장에서 봤을 때 신장과 플레이가 매력적이었다.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마지막에 뽑았지만, 뽑고 싶었던 선수를 뽑게 돼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새 아시아 쿼터 선수의 영상을 본 유서연은 "일단 키가 크고 블로킹도 잘하는 것 같다"면서 "많이 궁금하고 선수들도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테파니가 신장이 커서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를 책임지면 든든할 것 같다. 나머지 한자리는 내가 들어가서 리시브 등 뒤를 받치면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유서연은 "새 시즌에는 일단 부상 없이 쭉 가보고 싶다"면서 "우리가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평=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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