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공사 손실 감당해야 하나… 서울시, 재협상 가능성 열어
신유진 기자 2024. 6. 1. 06:21
[기부채납 발목 잡힌 GBC… '지역이기주의' 논란②]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놓고 서울시와 대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105층 건축계획을 55층 2개 동으로 설계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국도시행정학회는 GBC 프로젝트 완료시 ▲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 122만명 ▲세수 증가 1조5000억원 등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편집자주] 재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 삼성동에 짓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사업이 첫 삽을 뜬 지 4년째다. 하지만 공정률은 4%. 현대차는 기존 105층 설계를 55층으로 변경하는 계획을 지속해서 밝혀왔지만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의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가 설계변경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에는 공사비 급상승 사태가 지목된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은 상징성보다 실리를 선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놓고 서울시와 대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105층 건축계획을 55층 2개 동으로 설계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통상 초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공사비가 급상승한다. 현대차그룹이 105층 건물을 짓는다고 가정시 2016년 2조원대로 추산된 공사비는 현재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건축물이 아닌 GBC가 상징성이나 디자인보다 실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이 설계변경을 결정한 이유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GBC 조감도와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기존 105층에서 높이 242m 55층 타워 2개 동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박람회)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저층부 4개 동 등 6개 동이다.
사업계획 변경의 최대 원인으로 공사비 부담이 지목된다. 앞서 2016년 현대차그룹과 시는 사전협상에 돌입해 2020년 착공했다. 하지만 착공 4년째인 현재 공정률은 4%대로 지지부진한 상황. 그동안 공사비는 폭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중단돼 원자잿값이 뛰었고 내부적으로는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규제로 인건비가 급상승했다.
초고층 설계는 공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전문장비와 인력 관리, 안전비용도 가중된다. 건물 50층 이상을 지을 경우 이보다 낮은 층의 건물을 짓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층 건물의 영향으로 공군 군사 작전(레이더)을 방해할 수도 있다. 새 레이더 장비 운영 비용 수조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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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주장한 설계변경시 공공기여·경제효과 감소에도 양측 의견이 부딪친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설계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해 경제효과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GBC 프로젝트 인·허가가 완료되면 2026년까지 4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9200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총 19조5000억원을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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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 변경으로 공공기여·경제효과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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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행정학회는 GBC 프로젝트 완료시 ▲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 122만명 ▲세수 증가 1조5000억원 등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공기여액이 기존 1조7000억원에서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2조1000억원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 체결한 공공기여 협약에 따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 공공기여 사업을 서울시 요구에 따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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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울시는 층수 변경만이 재협상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105층에서 55층 두 개로 변경한 설계가 기존의 공공성 기여 방안보다 더 좋을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이에 대한 타당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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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설계변경, 타당성 확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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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공사비뿐만이 아닌 안전 문제 등도 고려할 때 층수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랜드마크의 상징성은 보는 사람마다 시각의 차이가 있다"면서 "GBC가 국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지체하지 않는 것이 경제 효과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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