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GBC 설계변경 논란… 치적 쌓기 전락한 민간 프로젝트
[편집자주] 재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 삼성동에 짓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사업이 첫 삽을 뜬 지 4년째다. 하지만 공정률은 4%. 현대차는 기존 105층 설계를 55층으로 변경하는 계획을 지속해서 밝혀왔지만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의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가 설계변경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에는 공사비 급상승 사태가 지목된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은 상징성보다 실리를 선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10년 숙원사업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립이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기존 105층 1개 동 건축계획을 철회하고 55층 2개 동으로 설계변경하는 조감도를 공개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대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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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무시설로 조성되는 타워동 2개는 단지 내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하고 중앙에 도심 숲을 조성한다. 저층부 4개 동에 전시·컨벤션·공연장·판매시설·호텔 등을 배치한다. 타워 2개 동 상층부에 GBC 방문객이 한강과 잠실 등 서울 명소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호텔도 들어선다.
GBC는 단지 내 도심 숲을 통해 코엑스-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GBC-탄천-잠실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박람회)-한강을 잇는 국제교류복합지구와 보행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시민들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기적인 연계 배치를 계획했다. 규모 면에서는 시민 공간을 기존 계획보다 확장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의 혁신·공공성을 강화해 서울과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GBC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인·허가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시는 GBC 설계변경에 반대 입장을 줄곧 표명했다. 당초 105층 건축을 목표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공공기여를 줄여주는 혜택을 제공한 만큼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면 재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건축계획 중심으로 설계변경을 했고 용도지역 변경이 완료되는 등 도시계획 사항이 이미 결정됐기에 협상의 요인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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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계자는 "105층 계획 당시 공공성 있는 기능들을 도입함으로써 의무 공공기여를 축소했다"면서 "공공기여 부분을 종합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즉 층수 변경으로 인해 공공성이 약화되는 부분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들과 검토 과정을 거치고 서울시민 입장에서 105층 건물과 55층 2개 건물을 같은 가치로 볼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차그룹 측은 층수 변경 외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첨단기술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공공성 강화 등 기존과 같은 규모의 투자비를 집행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체결한 공공기여 협약에 따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 공공기여 사업도 시의 요구에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설계변경 인·허가 문제에 대해선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고 디자인 변경의 경우 용도와 용적률 등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며 "규정과 지침에 따라 추가 협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서울시와 2016년부터 사전협상을 시작해 2019년 건축 허가를 받았다. 2020년 첫 삽을 떠 완공까지 4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4년이 흐른 현재까지 공정률은 4%대에 머무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은 권력과도 맞닿은 부분으로 정치인이 치적을 과시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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