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이 경제·사회 구조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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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착각한다.
슈퍼리치(억만장자)를 포함한 부자들은 그럴 만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으며, 막대한 부를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투자'라는 '마술 같은 단어' 앞에서 대중이 부동산이냐 주식이냐 비트코인이냐를 놓고 고민하게 만드는 현실은 분명 비정상이다.
저자는 전 세계 부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부채를 늘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능력을 강화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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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앤드류 세이어/ 전강수 옮김/ 여문책/ 3만8000원
많은 사람이 착각한다. 슈퍼리치(억만장자)를 포함한 부자들은 그럴 만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으며, 막대한 부를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그러나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앤드류 세이어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지금의 경제성장률은 전후 호황기 때보다도 낮다. 부자들이 부유해진 것은 빠른 경제성장의 효과가 아니라 경제성장이 둔화했음에도 더 많은 몫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부자들은 국민총소득에서 더 많은 몫을 가져갈 뿐 아니라 최고 세율의 현격한 하락 덕분에 가져간 몫을 더 많이 지킬 수 있게 되었다.”(26쪽)
‘투자’라는 ‘마술 같은 단어’ 앞에서 대중이 부동산이냐 주식이냐 비트코인이냐를 놓고 고민하게 만드는 현실은 분명 비정상이다. 개인의 시야를 ‘돈(부)’에 묶어두는 신자유주의의 교묘한 술책이다. 지금 우리는 날마다 이에 따른 폐해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경제권력은 정치권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매우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경제위기는 물론이고 기후위기까지 우리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에서 불평등이 확대되고 긴축정책이 시행되지만 부자들의 부는 날로 급증하고 있다. 책은 상위 1%가 부동산과 자금을 통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부를 빨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역기능의 메커니즘을 조명한다. 저자는 전 세계 부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부채를 늘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능력을 강화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2015년 영국 아카데미 피터 타운센드상을 받은 이 책은 부자들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부의 창출자라는 신화를 여지없이 깨뜨려 버린다. 아울러 경제를 지속 가능하고 공정하게 만들며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급진적인 변화’를 통해서만 지금의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강력하게 외친다. “이제 부자들의 지배를 끝내야 할 때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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