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행사 아냐…아이돌 주요 콘텐츠 된 '대학 축제' [N초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왓츠 유어 ETA, 왓츠 유어 ETA!"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에 위치한 고려대학교에서는 수만 명의 '떼창'이 들렸다. 이날 진행된 고려대학교 축제 입실렌티에 등장한 걸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ETA'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이들의 목소리였다. 고려대학교의 상징색인 크림슨 계열 의상을 입고 등장한 뉴진스는 학생들의 환호 속에 무대를 시작했다. 또한 이들이 호응을 유도하기도 전에 학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즐겼다. 양측이 만들어내는 '청춘의 시너지'는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다음날인 26일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노천극장.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현장에는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연세대 동문 아카라카(이하 아카라카)가 펼쳐지는 날이었기 때문. 이날 무대에는 에이티즈, 라이즈, 아이브, 있지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연이어 등장, 뛰어난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선보여 그야말로 무대를 찢어놨다. 관객들의 큰 함성에 축제의 열기가 달아오른 것은 물론이다.
아이돌들에게 대학 축제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지역 축제와 비슷한 행사 중 하나였다면, 이젠 인기를 느낄 수 있는 '바로미터'이자 팬층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장으로 여겨진다.
◆ 바이럴의 장…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
아이돌들이 대학 축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는 즉각적인 홍보 효과다. '1인 1스마트폰' 시대와 SNS의 발달은 모든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가능케 했다. 그 덕에 가수들의 행사 무대 역시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대학 축제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행사 현장에서는 방송사 음악 방송 프로그램이나 콘서트처럼 사진, 영상 촬영이 제재되지 않기에 더욱 활발한 콘텐츠 공유가 이뤄진다.
이로 인해 한 아이돌 팀이 대학 축제 무대에 오르면 수백, 수천 개의 사진과 영상이 여러 커뮤니티와 SNS에 리얼타임으로 올라온다. 이 중 실력이 훌륭하거나 비주얼 좋은 아이돌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온라인상에서 바로 이슈가 되고, 이는 자연스레 해당 곡이나 그룹의 홍보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속사는 홍보비를 따로 들이지 않고도 '직캠'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인해 타 행사보다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꾸준히 대학 축제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이 많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들이 바쁜 일정 중에도 대학 축제를 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홍보 효과 덕"이라면서 "축제에 참여하면 관객들이 영상이나 사진을 많이 올린다, 무대를 한 번 하고 나면 바로 릴스 영상이 올라오는 시대"라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제 무대가 화제가 되면 유튜브 영상 조회수나 음원 차트 순위도 오른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라면서 "이를 통해 잠재적 팬층 확보도 노려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다 보니 수많은 아이돌이 각 대학 축제의 무대와 의상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 실력 뽐내고 자신감 얻고… 긍정적 윈-윈 전략
상대적으로 정형화된 콘텐츠를 보여주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달리 대학 축제에선 '날 것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실력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 역시 아티스트들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아이돌들은 자신감을 얻으며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난다.
실제로 이번 대학 축제 시즌 기간엔 몇몇 아이돌들이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연세대 축제에 참여한 에이티즈는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 덕분에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관련 글이 여러 차례 올라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아이브 안유진은 '해야'를 부르며 고음을 제대로 소화해 박수받았다. 강남대 축제 무대에 오른 에스파는 음원과 별반 차이 없는 라이브 실력으로 관객들을 감탄하게 했다. '현역 2세대 아이돌'인 하이라이트, 에이핑크, EXID 놀라운 실력과 여전한 무대매너로 건재함을 자랑해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관계자는 "라이브와 퍼포먼스에 자신이 있는 팀은 더 많은 대중과 만나 본인들의 역량을 뽐내고 싶어 한다"라며 "그런 점에서 대학 축제는 아주 매력적인 무대"라고 했다. 이어 "(가수들이)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너무 좋아하지만, 팬이 아닌 젊은 관객들 앞에서 무대를 할 땐 또 다른 에너지를 느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업계인 역시 "아무래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대학 축제 같은 공연에선 가수들이 무대를 할 때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며 "그럴 때 이들 역시 분위기를 타면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부분이 대중에게도 좋게 비치면서 축제 무대가 더욱 주목받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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