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 감금, 강제 대출 받게 해 돈 갈취한 20대 집유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지적 장애인을 불러 모텔에 감금하고 강제로 대출을 받게 해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2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9단독(판사 고영식)은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공동감금),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30일 지인들과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모텔에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피해자 B(20·여)씨를 불러 “대출을 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고 너도 성매매를 시키겠다”고 윽박지르는 등 감금하고 B씨 명의로 500만원 대출을 신청한 혐의다.

이후 B씨는 A씨와 C씨, D씨 등으로부터 감금당하던 중 자신을 A씨 일행에게 연결해 준 D씨도 자신과 같은 범행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D씨와 경기도 부천시의 한 모텔로 도망쳤다.

하지만 C씨가 B씨를 협박해 위치를 알아내 A씨 일행은 해당 모텔로 왔고 500만원 대출을 실행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B씨가 받은 대출금 중 18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달 뒤 A씨와 C씨는 B씨를 상대로 “대출을 한 번 더 하지 않으면 저번에 있던 사람들을 또 부르겠다”고 협박해 B씨 명의로 1000만원 대출을 진행했고 이 중 500만원을 넘겨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일행들과 함께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집한 후 대출에 필요한 서류 등을 준비해 대출을 받게 하고 이 중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거나 갈취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D씨는 A씨 일행의 권유로 대출받아 일부를 A씨 일행에게 지급해 왔으며 대전소년원에서 알게 된 B씨에게 “남자들에게 잡혀서 성매매 강요를 받고 있어 구해달라”는 거짓말로 유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2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범 3명과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를 감금한 것도 모자라 피해자를 협박해 대출을 받게 하고 18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넘겨받았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물론이고 지적 능력이 떨어져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액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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