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식충아!" 아픈 딸 위해 대기업 퇴사하자 돌변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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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의 병간호를 위해 대기업을 퇴사하고 주부가 된 아내에게 '식충이'라고 폭언하는 남편의 사연이 알려졌다.
A씨는 "저도 남편에게 폭언을 듣고, 생활비를 담보로 협박당하는 게 비참해서 이제는 이혼하고 싶다. 그런데 제 마이너스 통장 채무 때문에 불리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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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어린 딸의 병간호를 위해 대기업을 퇴사하고 주부가 된 아내에게 '식충이'라고 폭언하는 남편의 사연이 알려졌다.
자신을 결혼 9년 차라고 밝힌 A씨는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본인이 퇴사한 이후 남편이 돌변했다며 이혼 고민을 털어놨다.
A씨의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뭘 하든 반반씩 동등하게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세무사인 남편의 직업적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결혼한 두 사람은 쌍둥이 남매를 품에 안았다. 그런데 딸은 심장 문제로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받았다. 대기업에 다니던 A씨는 1년간 육아 휴직한 뒤 복직하려고 했지만, 아픈 딸이 눈에 밟혀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A씨는 딸의 병간호와 육아에 매진했다. 그러다 딸이 좀 더 크면 재취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동의했던 것과 달리 점점 A씨를 대하는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집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집에서 하는 일이 뭐냐. 식충이가 따로 없다"고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퇴사하는 것에 남편이 정말 동의했던 건지 모르겠다"며 "맞벌이할 때는 안 그랬는데, 제가 일을 그만두니까 본인 집에 얹혀사는 가정부 취급을 하더라"고 토로했다.
남편은 또 자신의 월급 약 800만원 중에서 200만원을 생활비와 딸의 치료비로 주면서 "부족한 건 알아서 해결해"라고 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대출받았다. 몇 달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분수도 모르고 사치를 부렸다"고 화를 내며 이혼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A씨는 "저도 남편에게 폭언을 듣고, 생활비를 담보로 협박당하는 게 비참해서 이제는 이혼하고 싶다. 그런데 제 마이너스 통장 채무 때문에 불리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경하 변호사는 "오히려 A씨의 남편이 유책배우자로서 위자료 배상의무가 인정될 것 같다"며 "남편이 딸을 돌보기 위해 경력 단절된 A씨에게 반복적으로 폭언을 퍼부은 것은 부당한 대우로 평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남편이 이혼소송에서 '아내가 과소비해 마이너스 대출 채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면 A씨는 대출금을 식비와 보험료, 공과금, 자녀 병원비 등에 사용한 카드 거래 내역을 제출해 '생활비가 부족해서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아픈 아이를 포함해 4인 가구의 생활비로 200만원은 부족할 수 있다"며 "채무 900만원은 일반적인 가계 부채 수준으로, 과소비나 사치가 이유라고 할 정도로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A씨의 마이너스 대출 채무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포함된다. 다만 부부공동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해 부담한 채무가 아니면 제외될 수 있다"며 "생활비에 사용한 사실을 입증한다면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A씨가 받을 양육비에 대해 "딸의 치료비도 가산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치료비 등을 입증할 자료와 딸이 성인 될 때까지 해당 비용이 계속 지출될 예정이라는 진단서를 양육비 증액 요소로 검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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