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4기 더 짓는다…무탄소 70%로 확대

김민중 2024. 6. 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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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폐기에 나선 가운데, 원전 총 4기를 새로 짓는 청사진이 나왔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신에너지+재생에너지)도 확대키로 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31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초안을 발표했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안정적인 중장기 전력 수급을 위해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이날 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가 초안을 내놓은 것이고,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수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이번 전기본 초안엔 2038년까지 원전 4기를 짓는 안이 담겼다. 대형 원전 3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다. 2015년 7차 전기본에 원전 2기(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이래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SMR은 원전보다 안전(安全)성 등이 높아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SMR 도입 계획이 전기본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을 새로 짓자는 제안이 나온 이유는 급증하고 있는 전력 수요를 현재 발전 설비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기본에서는 2038년 최대 전력 수요가 129.3GW로, 지난해 최대치인 98.3GW보다 30% 넘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 근거한 판단이다.

여러 발전원 가운데 원전을 선택한 건 세계적인 탄소 저감 흐름에 맞게 친환경적이고, 값이 싼 데다 전력 공급이 안정(安定)적이어서다. 위원회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2038년까지 115.5GW로 확대한다. 10차 전기본 최종안 99.8GW보다 확대한 것이다. 2030년 기준으로 태양광은 44.8GW에서 53.8GW로, 풍력은 16.4GW에서 18.3GW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난해 40%에 못 미쳤던 무탄소 에너지 비중은 2030년 52.9%, 2038년에는 70.2%에 달할 전망이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특정 에너지원을 무리하게 배제하는 대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같이 늘리겠다고 한 건 경제 주체들의 예측 가능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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