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흘째 GPS 교란 전파…군 당국 “북풍 예보, 오물 풍선 또 날릴 듯”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 일대에서 GPS교란 신호가 탐지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인한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에선 지난달 29일부터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오작동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계 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오전 5시까지 접수된 GPS 수신 장애 신고는 780건에 달한다.
북한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남 공세에 골몰하는 만큼 우리 군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다른 특이 도발 징후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1일 다시 살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6월 1일부터 북풍이 예고돼 대남 오물 풍선이 예상된다”며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오물 풍선이 부양되면 언론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대국민 안전조치를 최우선으로 강구할 것”이라며 “대남 오물 풍선이 부양되면 낙하물에 유의해 주시고, 오물 풍선을 발견할 경우 만지지 말고 신고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최근 대남 도발은 남북관계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두 국가 관계’ 선언 이후 대남 적대의식·주적관을 강조하는 것과 연관된 측면이 있다”며 “대남 위협은 물론 주민 적개심 고취를 통한 내부 결속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남측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적들이 공화국을 반대하는 군사력 사용을 기도할 때에는 언제든 자위권을 발동해 선제공격도 불사할 우리의 대응 의지를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초대형방사포병구분대(대대급)의 위력시위사격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사격이 김정은의 명령·지도 따라 진행된 무력시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우리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남용’이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신문은 또 “포병들은 사거리 365㎞의 섬 목표를 명중 타격하고 부과된 위력시위사격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면서 일렬로 늘어선 초대형방사포 18문이 일제히 사격하는 모습과 알섬으로 보이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함께 공개했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육·해·공군 본부가 주둔하고 있는 계룡대와 주한 미군 공군기지가 있는 군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비행장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북한의 초대형방사포는 한·미 정보당국이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사거리 400㎞의 SRBM이다.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무기로 북한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 하에서도 신속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맞서 정부는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드론 침투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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