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갭투자…"3000만원에 산다" "지금이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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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4년, 전셋값 급등 부메랑으로
“서울 ○○아파트 갭투자 어떤가요?” 약 205만 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부동산스터디’엔 최근 하루 10건이 넘는 갭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번에 갭투자를 해보려고 하고, 가용 현금은 ○억원인데 전망과 주의할 점 등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는 한 회원의 글에 다른 회원들은 “그 지역은 대지지분이 작아서 이점이 없다”거나, “비싼 지역의 대규모 뉴타운보다는 다른 소규모 재개발 지역이 좋을 것 같다”는 등의 답변을 남겼다. “지금이 (갭투자에) 들어갈 타이밍인 것 같다”는 회원 글엔 동의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자 전세를 끼고 매수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갭투자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 들어 급증했다”며 “지난달엔 하루에 서너 명씩 갭투자를 문의했다”고 전했다.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그사이 눌린 매매가격과 별 차이가 없어지자 갭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일한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인천 서구 연희동 우성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3월 매매가격과 전세 실거래가가 2억5000만원으로 동일했다.
경기도 수원과 화성에서도 3000만원가량만 있으면 갭투자를 할 수 있는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수원 영통구 매탄동 성일 아파트 49㎡는 매매 2억1400만원, 전세 1억8000만원으로 3400만원 차이다. 화성 병점동 느치미마을주공2단지 59㎡는 매매 2억9800만원, 전세 2억682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울 핵심지의 갭투자 여건도 조성되고 있다. 마포구 망원동 스카이캐슬 50㎡는 매매 5억원, 전세 3억8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 차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갭투자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갭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재차 나온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다주택자 규제가 여전한 상황이라 과거처럼 갭투자로 큰 돈을 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무리한 갭투자로 ‘쪽박’을 차거나 세입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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