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같이 해야하는 상황”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저도 한 수 접을 테니, 같이 피곤하니까 이제 (분쟁을) 접었으면 좋겠다”며 모회사인 하이브에 “대의적인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민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 보이 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낼 성과를 나는 2년 만에 냈다”면서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같이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 측에 손을 내민 것은 대표 선임과 뉴진스 전속 계약 변경 등에 대한 최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어도어 이사회의 과반수가 하이브 측 인사로 채워진 것을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인다. 어도어는 앞서 이날 오전 예정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민희진 사단’으로 알려진 부대표 신씨와 수석 크리에이티브 팀장 김씨를 사내 이사에서 해임했다. 대신 하이브 측 인사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이사진으로 선임했다.
민 대표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표와 사내 이사 겸직을 유지했다. 법원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판결로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 80%를 가진 대주주임에도 민 대표와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5년간 그를 해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너무 (이길)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솔직히 누구를 위한, 뭘 얻기 위한 분쟁인지 잘 모르겠다. 힐난하고 비난하고, 너무 지겹다”며 “하이브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협의 과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의 고발로 경찰에서 진행 중인 민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하이브 측이 재차 민 대표 해임을 요구하는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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