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홀서 10타… 세계 1위 코르다 “나도 사람이다”

최수현 기자 2024. 6. 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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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1라운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가 지난달 31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 1라운드 12번홀에서 셉튜플 보기를 범하며 홀을 마친 뒤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UPI 연합뉴스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은 첫날부터 가혹했다.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51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를 언더파로 마친 선수는 156명 중 4명뿐. 단독 선두 사소 유카(23·일본)가 2언더파를 쳤다. 까다로운 바람, 단단한 페어웨이와 그린, 질긴 러프가 선수들을 괴롭혔다.

올 시즌 메이저 1승 포함 6승을 거둬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도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파3 한 홀에서 공을 3번 물에 빠뜨려 10타를 쳤다. 10번홀(파4) 보기로 출발한 그는 12번홀(파3·161야드) 티샷을 앞두고 20분 이상 대기했다. 이날 18홀 중 가장 어려웠던 12번홀에서 이미 여러 선수가 고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린 앞으로는 개울이 가로질러 흐르고, 그린 뒤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뒤에서 앞으로 기울어진 그린 앞쪽에 핀이 꽂혀 있었다.

바람을 읽기 어려워 망설이다 6번 아이언을 잡은 코르다는 티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렸다. 그는 “공 아래 나뭇잎이 있었다”며 “그래서 (벙커)샷을 하니 로켓처럼 돌진했다”고 말했다. 벙커샷이 그린 앞 개울에 들어가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1벌타를 받고 홀에서 22.7야드 떨어진 지점에 드롭해서 네 번째 샷을 했지만,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또 물에 빠졌다. 다시 1벌타를 받고 드롭해서 친 여섯 번째 샷도 그린 경사를 타고 미끄러져 물에 빠지자 코르다는 주저앉아 괴로워했다. 1벌타를 받고 여덟 번째 샷을 마침내 그린에 올린 그는 홀까지 2.6m 남기고 투 퍼트를 해 12번홀을 탈출했다.

그래픽=송윤혜

이날 12번홀에선 버디 10개, 보기 24개, 더블보기 이상이 45개 나왔다. 코르다가 한 홀에서 10타를 친 건 L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이다. 기준 타수보다 7타를 더 치는 셉튜플(septuple) 보기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49·미국)가 기록한 셉튜플 보기를 떠오르게 했다. 당시 우즈도 수시로 바람 방향과 세기가 바뀌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2번홀(파3·155야드) 그린 앞 실개천에 3번, 그린 뒤 벙커에 한 번 공을 빠뜨렸다.

코르다는 셉튜플 보기에 버디 3개, 보기 6개로 10오버파 80타를 쳐 1라운드 공동 137위에 머물렀다. 그가 프로 데뷔 후 남긴 LPGA 투어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 타이기록으로, 작년 US여자오픈 4라운드에서도 80타를 쳤다. 투어 통산 14승(메이저 2승)에 도쿄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쥔 코르다는 US여자오픈을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꼽는다. 경기를 마치고 “나는 사람이다. 안 풀리는 날도 있다”고 말한 뒤 코치와 연습장으로 직행했다.

공동 132위(9오버파) 로즈 장(21·미국), 공동 137위 리디아 고(27·뉴질랜드) 등 다른 스타 선수들도 고전했다. 미국 교포 안드레아 리(26)가 공동 2위(1언더파), 신지은(32)과 김세영(31)이 공동 5위(이븐파), 신지애(36)가 공동 35위(3오버파)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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