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고우석
올 시즌 미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이 방출 대기 대상이 됐다. 방출 대기(DFA·designated for assignment)는 40인 메이저리그 선수 명단(roster)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로, 다른 팀에 가든지 마이너리그에 남든지 선택하라는 통보다.
1일 말린스 구단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투수 숀 앤더슨에게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주기 위해 고우석을 방출 대기 조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숀 앤더슨은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KIA에서 뛰면서 14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남기고 시즌 도중 방출된 선수다.
이번 말린스 조처는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할 의사가 없으니 마이너리그에서 뛰거나 아니면 자유계약선수(FA)로 나가도 잡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고우석은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2년간 450만달러(약 62억3000만원), 옵션 포함 2+1년 최대 940만달러(약 130억2300만원)에 계약했다가 5월 초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말란스 산하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7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있었다.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잔류를 선택하면 남은 급여(2025년까지 4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FA로 떠나면 받을 수 없다. 국내 복귀도 올해는 불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외국에 진출했다가 1년 이내 돌아오는 선수에 대해 남은 시즌 경기 출장을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일단 올해는 마이너리그에 남아서 내년을 기약하는 게 최선인 상황이다.
미 현지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이 KBO리그에서는 30.2% 탈삼진율을 보였지만, 미국에선 8.3%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98마일(시속 158km)까지 나온다고 평가했지만 지금은 95마일(시속 153km)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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