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가뭄 때문? 모든 것을 기후 탓 하지 마시오

백수진 기자 2024. 6. 1. 00: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

마이크 흄 지음 | 홍우정 옮김 | 풀빛 | 240쪽 | 1만6800원

2011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5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시리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난민이 됐다. 유럽에 대규모 난민이 몰려오자, 기후변화가 내전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인해 시리아 농민들이 도시로 몰려들었고,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지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같은 주장에 반박하며 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기후 탓으로 돌리고 싶은 유혹”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모든 사회현상을 기후변화와 연관지어 해석하려는 ‘기후주의’를 새로운 이념으로 정의한다. 그 이면엔 복잡한 현상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찾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기후변화’라는 꼬리표를 붙여 재정적·정치적 자원과 대중의 관심을 얻으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저자는 기후주의가 만연한 이유를 분석하고, 기후주의가 초래할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아사드 정권이 내전의 책임을 가뭄에 돌렸듯, 기후주의가 문제의 근본 원인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기후변화를 연구해온 학자이기에 가능한 솔직하고 냉철한 비판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