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밀키트·냄비 하나로 나물 세 가지… 고수가 알려주는 ‘집밥 습관’ 만드는 법
홀썸의 집밥 예찬
홀썸모먼트 지음|다산라이프|336쪽|2만5000원
선요의 일상 파스타
선요 지음|세미콜론|208쪽|2만원
‘집밥’이라는 단어에서 향수(鄕愁)를 느낀다면, 당신은 이미 집에서 밥 해먹는 일이 드문 사람이다. 때우듯 처리하는 한 끼가 일상이고 정성 들여 만든 집밥이 귀한 시대, ‘집밥의 고수’들이 꾸준히 집밥을 해 먹는 비법을 소개하는 책을 잇달아 출간했다.
◇집밥의 구세주, ‘루틴’
‘홀썸의 집밥 예찬’은 저자가 개발한 레시피 95가지와 함께 집밥의 지속 가능성을 말하는 책. 저자는 열 살 아들을 둔 40대 전업주부로, 미국 와튼스쿨 MBA 과정을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다. 코로나 발발로 세상 모든 엄마에게 ‘돌밥’(돌아서면 밥하기)의 시련이 닥친 2020년, 그는 한 해 동안 이틀을 제외한 1083끼를 내리 집밥으로 채웠다. 2021년 1052끼, 2022년 1033끼…. 3000끼 넘게 집밥을 하다 보니 어느새 고수의 경지에 올랐다고.
저자는 말한다. “루틴(routine)은 집밥의 구세주다.” 꾸준한 집밥을 위해서는 세수하고 양치하듯 일상적 반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일정 기간의 식사 재료를 준비해 끼니 때마다 꺼내 먹는 ‘밀프렙(meal prep)’이 저자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방법.
월요일에 장을 봐 한 주 동안 섭취할 재료를 씻어 준비한다.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재료를 모아 보관하는 ‘찌개 키트’를 만들거나, 볶음밥용 채소나 자투리 채소를 다져 ‘볶음밥 키트’ 등을 준비해 놓는다. 고기 역시 미리 손질해 양념에 재워두면 간도 더 잘 배고, 조리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레몬, 시금치, 딸기, 고추 등도 김장하듯 제철에 마련해 손질한 후 냉동 보관한다. 채소를 다듬어 보관하면 영양소가 파괴될까 우려하는 이가 많지만, 저자는 “완벽한 식단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약간의 영양소가 파괴된다 하더라도 요리 과정을 쉽게 만들어 집밥을 더 자주 먹는 편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말한다.
◇비빔밥용 나물을 냄비 하나로 뚝딱
배달앱 클릭하고픈 유혹을 떨치고 조리대 앞에 서려면 조리법이 간편해야 한다. 시간을 단축하고 설거지 거리를 줄이려면 용기 하나에 모든 재료를 넣고 요리하면 된다. 비빔밥은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좋지만, 갖가지 나물을 만드는 일이 간단치 않다. 저자는 냄비 하나로 여러 종류의 나물을 쪄 내는 ‘원 포트(pot) 나물’ 조리법을 소개한다. 저수분 찜 원리를 활용, 예열된 냄비에 당근, 무, 애호박 같은 두께감 있는 재료를 넣고 찌다가 조리 시간이 짧은 잎채소를 추가한 뒤 한 번 더 쪄 내면 끝. 저온으로 조리해 재료가 타지 않게 하고, 뚜껑을 꼭 닫아 수분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프라이팬 하나에 쌀과 여러 가지 재료를 함께 넣어 밥을 짓는 ‘원 팬 라이스’ 조리법은 밥과 반찬을 동시에 만들 수 있어 볶음밥이나 비빔밥보다 간편하다. 뚜껑 있는 프라이팬에 육류, 채소, 해산물 등 원하는 재료를 볶다가 쌀을 넣고 한 번 더 볶은 뒤 약불에서 밥이 될 때까지 익히면 완성. 쌀보다 고기와 채소를 많이 넣으면 정제 탄수화물 양을 조절할 수 있어 건강에도 좋다.
◇집에서 만들면 파스타도 ‘집밥’
집에서 만들면 파스타도 집밥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16만3000명을 둔 30대 직장인 선요는 “파스타만큼 만들기 간단하면서 영양소를 골고루 챙길 수 있는 요리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면과 감자 등으로 탄수화물을, 두부·닭가슴살 등으로 단백질을, 치즈·베이컨 등으로 지방을 고루 챙길 수 있고, 시금치·버섯류 등 다양한 채소도 함께 섭취 가능하다. 책엔 20~30분이면 조리 가능한 파스타 레시피 28가지를 담았다.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소스와 잘 어울리는 면부터 골라야 한다. 어떤 면을 사야 할지 모를 경우엔 포장지에 ‘알 브론조(al bronzo)’라 적힌 ‘동압출’ 파스타를 선택한다. 청동으로 된 압출기로 뽑아낸 면으로,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나 있어 소스가 잘 배는 게 특징이다.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는 말했다. “두려움 없이 요리하고 실수로 배우며, 무엇보다 재미있게 요리하라.” 매식(買食)에 지쳤지만 요리는 버거운 당신에게 이 책들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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