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족스러운 '영국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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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문한 영국의 봄 날씨는 여전히 축축하고 쌀쌀했다.
영국에선 14년간의 보수당 집권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영국은 7월 4일 누가 승리하든 거친 파도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영국 지도자들은 제국주의 시대와 대서양 시대 이후에는 어떻게 세계의 핵심 국가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더 오래, 더 열심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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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Russell Mead WSJ 칼럼니스트
최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문한 영국의 봄 날씨는 여전히 축축하고 쌀쌀했다. 그러나 보수당 분위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쌀쌀한 것도 아니다. 영국에선 14년간의 보수당 집권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리시 수낵 총리는 빗속에서 7월 4일 총선을 발표했다.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20% 넘게 앞서고 있다. 보수당이 더 집권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런던에서는 이보다 더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을 가리지 않고 영국 고위 정치인들은 모두 세계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이 공동 방위를 위해 더 많이 지출하고,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영국의 역할 바뀌고 있어
노동당은 국가 안보가 가장 취약한 분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당 지도자인 키어 스타머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유권자들은 4년 전 극좌파 전임자 제러미 코빈이 이끌던 시절만 기억한다. 이 같은 기억을 덮기 위해 외무장관 겸 당 대변인인 데이비드 래미 같은 노동당 지도자들은 토니 블레어 등 전 노동당 지도자들이 지난 80년 동안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자 파트너였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 노동당이 안보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노동당이 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토리당 회의론자들은 노동당을 지배하던 반유대주의와 반서구 급진주의가 정말 사라졌는지 묻는다. 국방비 지출을 늘린다는 노동당의 약속이 공공 부문 노조와 또 다른 굶주린 유권자 그룹의 압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영국은 7월 4일 누가 승리하든 거친 파도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외교 정책의 초석이 됐지만 미국의 정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더 관심을 쏟고 있고, 일본 호주 인도는 영국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사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미국의 한때 특별했던 관계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유럽과의 관계 개선 노력해야
영국과 미국이 호주가 더 강력한 잠수함 함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는 그 해답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런 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이스라엘 인도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도 심도 있는 기술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영국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하지 않으면서 유럽 지원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노동당은 단일 유럽 시장에 다시 가입할 계획은 없지만, 영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과는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영국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유럽 방위에서 영국의 역할이 강화되면 미국의 부담을 완화하고,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과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영국은 아직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영국 지도자들은 제국주의 시대와 대서양 시대 이후에는 어떻게 세계의 핵심 국가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더 오래, 더 열심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원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England’s Spring of Dis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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