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대 국회 시작했지만... 민심 안중에 없는 여야

2024. 6. 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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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 직후 여야 행보가 민심을 역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환골탈태보다 야당의 특검법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결집부터 외치고 있다.

여야가 진정으로 민심을 무서워한다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싼 공방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었으나 자동 폐기된 민생법안 처리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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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월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만찬을 마치고 퇴장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2대 국회 개원 직후 여야 행보가 민심을 역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환골탈태보다 야당의 특검법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결집부터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생보다 대여 압박을 위한 쟁점법안 발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어제 끝난 1박 2일간 국민의힘 워크숍에선 총선 이후 분출됐던 위기의식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총선 승리 정당의 축하연에 흡사한 모습이었다. 첫날 만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 몸이 돼 나라를 지키자"며 맥주를 돌렸고, 이에 의원들은 "윤석열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당정관계 재정립을 위한 고민은커녕 '당정 한 몸'을 다짐하며 특검을 대비한 집안 단속에 몰두했다. 국정 기조 변화와 정책 비전 제시를 기대하며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들었던 민심에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에 아연할 뿐이다. 이러니 연금개혁,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정책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채 '여의도 야당'이란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

민주당도 여권을 겨냥한 특검법 발의와 함께 이재명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위한 당헌·당규 손질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이 이번 국회 첫 의원총회 의제인 것은 지도부의 현 관심사를 보여준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출마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규정을 손질해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 시기를 늦추고,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직무정지 규정도 없앨 방침이다. 이 대표가 연임 시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하고 이듬해 3월 대선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다.

22대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쇄신은 고사하고 '대통령 방탄' 의지를 불태우는 여당과 당대표의 대권 길 닦기에 나선 제1야당의 모습에 국민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가 진정으로 민심을 무서워한다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싼 공방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었으나 자동 폐기된 민생법안 처리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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