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신을 의심하지 마" SSG 좌완 영건, 감독과 산책 후 KKKKKKKK+80구 QS... '마의 5회'도 넘었다 [고척 현장]

고척=김동윤 기자 2024. 6.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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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SSG 오원석이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숭용(53) 감독과 산책 효과가 통한 것일까. 오원석(23·SSG 랜더스)이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오원석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3패)째를 달성했다.

오원석의 안정적인 호투와 하위 타순에서 테이블세터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타격으로 SSG는 키움에 4-2로 승리했다. 27승 1무 28패를 기록한 SSG는 같은 날 롯데에 패한 NC(27승 1무 28패)와 공동 5위에 올랐다. 반면 키움은 2연패에 빠지며 22승 32패로 9위에 머물렀다.

이날 오원석은 커리어에서도 손꼽히는 투구를 선보였다. 총 80구(직구 35구, 커브 23구, 슬라이더 11구, 포크 11구)를 던지며, 2회를 제외하고 한 이닝을 공 15개 이하로 끊어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사령탑의 예상대로였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어제(30일) (오)원석이가 훈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다음에 원석이와 둘이 SSG랜더스필드 외야를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느낌이 좋다. 면담은 딱딱해서 걷자고 했다. 대화를 통해 조금은 부담감을 덜어내지 않았을까 한다"며 "오늘(31일) 좋은 피칭을 할 것 같다. 좋은 직구가 있으니 모든 공을 전력투구 하지 말고 '맞춰서 잡을 건 맞춰서 잡자'고 돌려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오원석의 힘을 뺀 투구에 키움 타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2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2회 말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만들고 갑자기 변상권에게 볼넷을 주며 2사 1, 2루 위기를 초래했다. 김건희에게 던진 공도 몰리면서 중전 1타점 적시타가 돼 첫 실점했다. 그러나 이재상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오원석은 "우리 팀이 긴 연패를 하다가 끊고 다시 연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뜻대로 돼 그게 정말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 오원석이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산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오원석이 이기면 물어보길 바랐다. 이에 오원석은 "감독님은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네가 마운드에서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계속 상대를 어렵게 상대하게 되더라. 그러니 조금 편하게 생각하고 너 자신을 믿고 의심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님과 산책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너무 자주 그러면 그렇겠지만, 한 번씩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원석은 항상 5회만 되면 흔들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아예 없는 말은 아니어서 이 경기 전까지 4회 전까지는 피안타율이 0.260 이하로 평범하지만, 5회 0.382, 6회 0.400으로 중반 이후로는 피안타율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오원석이 많은 퀄리티 스타트를 하지 못하고, 5회만 되면 감독, 코치진이 긴장하는 이유가 됐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6회 말 김혜성에게 고척 우측 외벽 구조물을 맞히는 초대형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흔들리지 않고 '마의 5회'를 순탄하게 넘겼다. 오원석은 "(5회만 되면) 다 긴장하실 것 같다. 내가 5, 6회에 위기가 많아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그런 경기가 한두 경기 나오다 보니 나도 의식을 하게 됐다. (5회만 되면) 생각도 많아지고 어떻게든 다르게 해보려고 하는데 오히려 편하게 마음 먹는 게 좋은 것 같다. 어쨌든 선발 투수로서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커브를 많이 쓰면서 경기 결과가 잘 나왔다.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도 편안함을 느껴서 많이 쓰고 있다. 제구도 만족할 만큼 잘 들어갔다. 이렇듯 나갔을 때 열심히 던지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숭용 감독도 "테이블세터에서 4타점이 나왔다. 특히 1회 (박)성한이의 선제 투런포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2회 (최)지훈이의 2타점이 나오면서 선발 원석이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오)원석이가 바람대로 6이닝 호투했다. 공격적인 피칭과 완급조절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피칭처럼 던져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연승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뒤에 나온 (노)경은, (조)병현, (문)승원이 무실점 피칭으로 각자의 역할을 다했다. 특히 승원이가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준 부분과 9회 말 (오)태곤이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연패를 끊고 첫 게임이 중요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하면서 연승을 만들었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더 과감한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SG 이숭용 감독(가운데)이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오원석(왼쪽)을 축하해주고 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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