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파이크] 음주운전자 포승줄 찼는데...'죄목 은폐' 곽명우, 꽃으로 때린 수준?
(MHN스포츠 상암, 권수연 기자) '후배 괴롭힘' 논란으로 리그에서 방출된 리베로 오지영과, 전 배우자에 대한 가정폭력 혐의가 드러난 세터 곽명우(OK금융그룹)가 똑같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음주운전 및 뺑소니 등의 혐의를 받은 가수 김호중이 구치소 호송 차량에 탄 날, 곽명우는 음주운전 적발을 구단에 3년이나 숨기고 버젓이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달 31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소재 연맹 사무국에서 곽명우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OK금융그룹 소속 곽명우는 지난 12일 언론 및 OK금융그룹 측에 의해 최근 법원으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상벌위 현장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구체적인 죄목 중 하나는 전처에 대한 폭행 혐의였다. 이 부분은 '상해 혐의'로 들어간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현장에서 크게 거론되지는 않았다.
다만 같은 날 수원고법 제1형사부에 따르면 곽명우는 2021년 10월 경 경기 화성 소재 주거지 안방 침대 밑에 전자기기를 숨겨두고 전처 몰래 녹음을 시도한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하나가 더 있었다. 이 날 소명 현장에 참석한 OK금융그룹 관계자와 KOVO 측에 의하면 곽명우는 지난 2022년 음주운전을 저질러 한 차례 적발된 바 있다.
이에 상벌위 측은 "최근 곽명우에 대한 문제 제보 접수 후 본 건에 의해 OK금융그룹과 선수를 통해 정확한 사실파악을 했다"며 "그 결과 곽명우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사항을 확인했다. 또한 사실파악 과정 중 선수가 과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벌위 측은 "곽명우와 OK금융그룹 구단을 출석시켜 진술과 소명을 청취한 후 심도깊은 논의를 했고, 선수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항은 프로배그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선수가 잘못을 깊게 뉘우쳐 반성하는 점과 법원 판결에서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하여 피해자가 선수에게 최대한 관대한 처벌을 줄 것을 탄원한 사실을 고려해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부과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지난 달 19일, 현대캐피탈에 주전세터 곽명우를 내주고 미들블로커 차영석과 24-2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음을 공시했다.
하지만 곽명우에게 법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양 팀은 트레이드를 즉시 중단, 관련 게시물을 남기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공시 철회를 요구했다.
당시 양 구단 관계자 모두 MHN스포츠와의 통화에서 "트레이드는 현대캐피탈이 먼저 요구했다"며 "곽명우의 혐의 및 재판 사실은 제보가 들어와서 알게됐고 양쪽 구단이 함께 확인 작업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날 상벌위는 곽명우와 더불어 OK금융그룹 단장 등 구단 관계자가 함께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상벌위의 쟁점은 곽명우의 징계 수위와 더불어 트레이드 당시 곽명우가 재판 사실을 구단 측에 숨겼는지에 대한 여부였다.
불안한 눈빛의 곽명우는 상벌위 소명을 마치고 오전 11시 40분 경 잠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마이크 앞에서도 "죄송하다"는 말만을 남기며 방송 촬영 카메라와 취재진 앞에서 사라졌다. 질문이 이어지는 와중에 황망히 자리를 떴지만 누구도 곽명우를 제재하지도, 따라가지도 못했다.
KOVO 상벌위는 상벌규정 3장 제10조 1항인 '성범죄, 폭력, 음주운전, 불법약물, 도박, 승부조작, 인종차별, 과거 학교폭력, 인권침해 등 중대한 사회 범죄행위 및 이에 준하는 사유로 품격을 손상하는 행위'를 근거로 곽명우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후배 괴롭힘' 논란에 휩싸여 페퍼저축은행에서 방출당한 오지영은 곽명우와 똑같은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상벌위 측에서는 해당 조항에 의거해 형사 재판을 치르고 징역형을 선고받은, 한 마디로 진짜 범죄를 저지른 곽명우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다소 엇갈렸고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은 오지영의 징계를 동일하게 내렸다.
두 사람이 저지른 잘못의 공통점은 상벌규정 3장 제10조 1항에 나란히 들어있는 것 뿐이다.
당시 상벌위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오지영은 "억울함을 풀겠다"며 법원에 자격정지 1년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인권침해가 충분히 인정되는 등 다수 사유로 인해 기각됐다.
오지영의 잘못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충분히 있는 판례다.
상벌위 규정상 폭력, 음주운전 등의 규정은 3장 제10조 1항에 명기되어 있으나 각 죄목에 따른 처벌 수준은 세분화되어있지 않다.
참작 기준도 있다. 지난 2021년 8월 신설된 제11조 2항 징계의 심사기준에 의거해 위원회는 징계사건을 심사함에 있어서 '상벌규정' 별표1 내지 4 또는 다른 규정에서 정한 기준 범위 내에서 객관적인 증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징계 당사자의 비위 유형,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의 경중과 평소 행실, 공적, 뉘우치는 정도, 자진신고 여부 또는 그 밖의 정상 등을 참작하여 징계의 정도를 결정한다.
물론 곽명우가 피해자(전 배우자)와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징계 결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뉘우치는 정도'와 '평소 행실'이라는 부분은 뚜렷한 기준을 가진 조항으로 보기에는 다소 모호하다. 결국 오지영의 '평소 행실'과 '뉘우치는 부분', 그 밖의 정상 등이 상벌위원회 측의 '객관적인' 판단 하에 참작 사유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된다.
여기에 곽명우의 음주운전 및 은폐 사실은 전 배우자 폭행 혐의와는 아예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다.
연맹 측은 이번 징계 처분이 음주운전 은폐에 대한 사항도 함께 고려하여 내린 처분이라고 전했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배우자 폭행 재판 단일 건수만을 다뤘을때는 징계 수위가 더욱 낮아졌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OK금융그룹은 곽명우에 대해 구단 차원에서도 별도 징계를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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