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 받은 LG 손주영, 또 이겼다 “5회까지 무조건 전력투구 잘 통했다

심진용 기자 2024. 5. 3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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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이 30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저력이 대단하다. 한때 시즌 승률 5할 아래까지 떨어졌던 팀이 5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며 결국 2위까지 올라섰다. 외국인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기대만 못한 가운데 국내 선수들이 분전 중이다.

LG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손주영(26)의 5.1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6-3으로 꺾었다. 9회 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마무리 유영찬이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3아웃 째를 잡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손주영은 시즌 4승(3패)째, 두산 상대로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앞선 2차례 두산전 선발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떠안은 만큼 승리의 기쁨이 더 컸다.

손주영은 경기 후 “앞서 두산에 2패를 당해서 더 열심히 던졌다. 뭔가 기운으로 이겨야 하겠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커브를 평소보다 많이 던졌다. 92구 중 18구가 커브였다. 손주영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올 것 같았다. (박)동원이 형한테도 커브를 많이 쓰고 싶다고 먼저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초구 커브로 특히 카운트를 많이 잡았다. 그간 초구 커브가 거의 없었던 만큼, 분석이 덜 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2~3경기 동안 커브 감각이 좋았던 것도 그런 선택을 내린 이유 중 하나였다.

최근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에 대해 “완급조절을 생각하지 말고, 5회까지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1회부터 무조건 전력투구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가 어린 만큼 다른 생각하지 말고 구위로 상대를 눌러야 한다는 이야기다. 손주영은 “감독님 말씀하신 대로 전력투구하면서 일단 5이닝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손주영은 5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그런데 6회 들어서만 2안타를 맞았다. 선두타자 헨리 라모스, 후속 정수빈에게 연속안타를 맞았다. 투수 교체가 예상되는 시점이었지만, LG 벤치는 손주영에게 양의지까지 맡겼다. 손주영은 양의지를 1루 뜬공으로 잡아낸 뒤 김진성에게 공을 넘겼다. 김진성이 양석환을 삼진, 강승호를 1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막았다.

손주영은 “6회 올라가는데 좀 힘이 부치긴 했다. 그래도 해보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힘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그래도 양의지 선배님은 분석한 대로 잘 된 것 같고, 또 (김)진성 선배님이 잘 막아주셨다”고 말했다. 벤치에서 양의지까지 맡긴 것에 대해서는 “앞서 두 번을 잘 막았으니 그래도 양의지 선배까지는 막으라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손주영은 6회까지 양의지를 3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1회 3루 땅볼, 3회 좌익수 뜬공, 그리고 6회 1루 뜬공으로 막았다. 양의지는 이날 손주영을 상대로 매타석 방망이를 부러뜨릴 만큼 정타를 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주영은 “양의지 선배한테는 경기 전부터 직구를 많이 던지자고 이야기를 했다”며 “양의지 선배도 직구 던지는 걸 알고 계셨을텐데, 오늘은 특히 양의지 선배한테 좀 더 강하게, 좀 더 완벽하게 던지려고 한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올 시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긴 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없다. 지난 시즌까지 2021년 26.1이닝이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이었다. 한여름 체력 문제가 없겠느냐는 말에 손주영은 “걱정이 조금 되긴 하지만, 일단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손주영은 “김진성 선배님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며 취재진을 붙들었다. 손주영은 “김전성 선배님이 항상 좋은 기를 주고 계시다”면서 “지금 4경기째 기를 불어주고 계신데, 3승을 했다”고 웃었다. 손주영은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 “기도도 해주시고, 어떤 행동도 해 주신다. 일종의 의식을 해주시는 거다”고 했다. 김진성의 기를 받고도 이기지 못한 딱 한 경기는 지난 19일 KT전이었다. 3회까지 무실점 했지만 이후 꾸준히 실점하며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손주영의 말에 따르자면 3회 이후 김진성에게 효과가 정말 대단하다고 했는데 그 바람에 기운이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손주영은 “제가 포크볼도 배워보고 많이 따라다니다 보니 선배님이 더 잘 챙겨주시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기 안빠지게, 경기 중에는 절대 그런 말을 안 할 것”이라고 웃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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