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이고도 여전한 해안 침식…“모래 이동 조사해야”
[KBS 대구] [앵커]
이상 기후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해마다 동해안 모래사장 12만 제곱미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정비사업을 벌이곤 있지만 효과는 저조해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울진군의 한 해변.
제방을 따라 넓은 모래톱이 생겼습니다.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정부가 10년 전 120억 원을 들여 제방을 설치했는데, 파도 흐름이 바뀌면서 모래가 엉뚱한 곳에 쌓인 겁니다.
결국 290억 원을 들여 제방을 다시 쌓고 모래도 퍼내기로 했습니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모래사장) 복원을 하려고 했으나 복원을 못 했던 거죠. 일련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못한 거죠."]
해안 침식이 진행 중인 인근의 또 다른 해변.
이곳은 원래 모래사장이 있던 곳입니다.
수중 방파제 설치에도 불구하고 모래가 계속 쓸려나가 지금은 이렇게 바다가 됐습니다.
2000년 이후 해안 정비사업을 한 경북 동해안 50여 곳 가운데 13곳이 여전히 침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성준/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 "배후공간과 해변이 너무 가까워서 고파랑 (침식) 위험에 노출되는 공간들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2조 천5백억 원을 들여 전국 240여 개 해안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진재율/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연구위원 : "모래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고 어떻게 거동하느냐 지형은 어떻게 바뀌느냐 그런 모니터링을 해야 되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안 정비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기 전에 해류와 모래 이동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화면제공:녹색연합
최보규 기자 (bokg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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