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만델라당' 30년 철옹성 무너졌다…첫 과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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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30년 단독 집권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31일(현지시간)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개표가 64.99% 진행된 가운데 ANC는 41.86%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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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포사 대통령 연임하려면 연정 불가피…정국 '시계제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30년 단독 집권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31일(현지시간)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개표가 64.99% 진행된 가운데 ANC는 41.86%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2019년 총선 득표율보다 15%포인트 이상 떨어진 '참패'나 다름없는 성적이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이후 총선에서 ANC가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22.72%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11.92%로 그 뒤를 이었다.
원내 제2야당인 경제자유전사(EFF)는 9.50%로 MK에 밀려났다.
이 밖에 잉카타자유당(IFP)(2.99%)과 애국동맹(PA)(2.58%) 등 일부 군소 정당이 2%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아직 개표 중이지만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ANC의 과반 득표 실패를 예상했다. 공영방송인 SABC과 eNCA방송은 ANC의 최종 득표율을 각각 42%, 45%로 예측했다.
민심이 ANC를 외면한 것은 고질병으로 꼽혀온 높은 실업률과 물과 전력 부족 등 민생고를 해결할 능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ANC의 참패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ANC는 그간 총선에서 60% 안팎을 득표했지만 올해 들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줄곧 40%대에 그쳤다. 총선 전날인 28일 발표된 사회연구재단(SRF)의 여론조사에서도 지난 총선 66%의 투표율을 기준으로 한 ANC의 지지율은 42.2%로 추정됐다.
존 스틴헤이즌 DA 대표는 이날 요하네스버그 북쪽 미드랜드에 마련된 IEC 개표센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남아공을 구하는 길은 ANC의 과반을 깨는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우리는 그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과반 득표 실패가 유력해지면서 ANC는 당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연임을 위해 400석의 의회에서 과반(201표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ANC가 줄곧 과반으로 집권한 탓에 전국 차원에서 연정은 전례가 없는 일로 남아공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양상이다.
수전 부이센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대 명예교수는 SABC에 출연해 "남아공 정치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18세 이상 유권자 2천767만여명이 등록한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지난 2019년 총선 투표율인 66%를 웃돌 전망이라고 IEC는 전했다.
선거 당일 투표소 문을 닫는 오후 9시가 넘었더라도 그전에 도착한 유권자의 투표를 모두 허용하면서 마지막 투표가 이튿날 오전 3시께 이뤄진 곳도 있었다.
이번 총선 최종 결과는 다음 달 2일 전후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IEC의 최종 결과 발표 뒤 14일 이내에 소집된 새 의회의 첫 회의에서 대통령이 선출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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