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무의미" 민희진, 하이브에 화해 제안…갈등 봉합 가능할까[이슈S]

장진리 기자 2024. 5. 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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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희진(왼쪽) 방시혁. ⓒ곽혜미 기자, 하이브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하이브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그룹 뉴진스를 위해서라며 하이브에게 화해를 요청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3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2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에게 화해를 제안했다. 그는 “대의를 위해 모두를 위한 다음 챕터로 나아가자”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법원이 민희진 대표가 제기한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뒤 열렸다. 하이브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 해임을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냈으나 법원의 결정으로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하고도 해임안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다만 31일 임시주총에서는 민희진 측근인 신모 부대표, 김모 이사가 해임되고 하이브 측이 추천한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 민희진 대표는 노란 의상을 입고 환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나타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심경,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

가처분 승소 속 2차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민희진은 1차 기자회견과는 다른 밝은 미소로 등장했다. 모자를 쓴 캐주얼한 차림에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했던 1차 기자회견과 달리, 2차 기자회견에서는 화사한 노란색 재킷을 입고 나타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하이브와 분쟁을 중단하고 싶다며 화해를 제안한 대목이다. 법원이 자신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홀가분하다"며 심경을 밝힌 민희진 대표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제가 이루고 싶었던, 멤버들과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너무 크다”라고 했다.

이어 “멤버들과 비전을 공유했고, 우리가 청사진을 그려놓은 게 있는데, 해임 요건이 없는데도 그 비전이 꺾인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저희한테는 굉장히 큰 고통”이라고 호소하며 “경제적으로도 주주분들께도 큰 손해다. 도쿄돔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월드 투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트랙리스트가 확보가 돼야 해서 연말에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런 계획이 한달 여의 분쟁으로 혼란스러워졌다. 어떤 거는 펜딩(연기)된 상황도 있고, 어떤 건 고민 중인 상황도 있다. 이런 가치를 날려야 하는 건가 싶다”라고 말했다.

▲ 민희진 대표 ⓒ곽혜미 기자

민 대표는 “제 확실한 목표는 저랑 뉴진스가 계획했었던 것들을 성실하고 문제없이 잘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하이브와도 어떤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 지금 싸우면서도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를 잘 모르겠다. 뭘 얻기 위한 분쟁인지 잘 모르겠다. 사실은 누구를 힐난하고 비방하는 게 너무 지겹다"라면서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 건지를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분쟁보다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어도어를 위해 일하며 하이브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두를 위해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재고가 필요하다.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경영자 마인드"라면서 뉴진스가 세운 일련의 플랜을 쭉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함께가자고 제안했다.

민희진 대표는 "서로 받은 상황이라서 대인배의 관점에서 그런 마인드로 다 0이라고 하고, 지긋지긋하게 싸웠다, 그러니까 ‘끝’하고 모두의 챕터로 넘어가자고 하는 게 제 생각이라는 거다"라면서 "여론전도 너무 피곤하다. 이 분쟁을 더 길게 끌고 가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으로 분기점이 생겼다. 누가 더 화가 나냐 대결하는 게 무의미하다. 자식 같은 애들한테 희망 고문이 얼마나 힘드냐. 너무 괴롭지 않겠냐. 하이브의 미래, 뉴진스의 미래를 위해 저도 한 수 접을 거니까 이제 접자, 피곤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의 배임 혐의를 주장하며 대표직 해임을 추진하는 등 치열하게 대립해 온 하이브가 민 대표의 제안에 화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갈등하는 동안 민 대표와 하이브 간 깊어진 감정의 골, 금간 신뢰 등이 회복될지도 알기 힘들다. 이 가운데 민 대표가 먼저 화해를 제안하고 나서면서 하이브에 공을 넘긴 셈이 됐다. 추후 양측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혹은 봉합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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