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민희진 "배신? 배임과 인과관계 無"…뉴진스와의 목표는?(종합)
어도어 이사회 교체로 인한 변화, 향후 계획 등 밝혀
민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이숙미 변호사가 동석해 법리적 부분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 역시 다양한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고, 당초 50분으로 예정됐던 행사는 약 1시간 40분 정도 이어졌다.
'배신적 행위' 언급 관련 민 대표 입장은
법무법인 세종 이수균 변호사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하시던데 판결문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법원 결정문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게 아니다"라며 "회사에 손해 끼치는 행위가 없었다는 게 주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톡 내용을, 법원이 인정한 것도 아니다. 그게 결국은 배신적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정관 위배 행위'나 (회사에) '손해 끼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한 거다. 말씀하신 선관주의 위배 의무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 역시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배신'이)중요한 워딩(표현)으로 쓰인 게 아니라 상대(하이브)가 주장하는 내용을 배척하기 위한 내용으로 쓰인 거다. 배신은 신의가 깨졌다는 거고, 신의는 한 사람만으로 깨질 수 없고 쌍방으로만 가능하다. 굉장히 감정적인 단어"라고 운을 뗐다.
민 대표는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 경영적 판단에는 사실 인과관계가 별로 없다"라며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간 내에 어느 정도의 수익을 냈고 회사에 어떤 이익을 줬느냐가 배신감의 척도가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2023년 매출액 1102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을 기록한 성과도 언급했다. 민 대표는 "톱 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냈던 성과를 걸그룹(뉴진스)으로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란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저는 그게 되게 의아하고, 이런 감정적인 단어는 의리 집단에서나 활용되는 단어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하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야 하는 주식회사에서 쓰여야 하는 단어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브 추천 이사 3인 합류…민 대표의 '원활한 경영' 가능할까
이숙미 변호사는 "주주총회는 한 5분이었다. 각 안건에 관해 특별한 토론도 별로 없었다. 찬반 입장인지만 발언했다. 하이브의 제1호 의안은 민희진 해임안인데, (그쪽에서) 찬성하는 의견이지만 법원 결정 존중해서 (의결)하지 않겠다고 했다"라며 "하이브에선 대표이사를 대리해 변호사가 오고, 감사분까지 두 명 왔다. 어도어 기존 세 분 나와서 주주총회는 간단하게 끝났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어도어 이사회가 민 대표와 하이브 추천 이사 3인이라는 1:3 구도로 재편된 만큼, 민 대표가 이전처럼 하이브로부터 '독립된' 경영을 원활히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수균 변호사는 "해임된 이사들은 계속 근무할 예정으로 안다. 어도어가 지금 할 일이 많고 이사로 취임하기 전에 이미 어도어 창립 멤버로 일하셨기 때문에"라고 전했다. 어도어 이사회 구성에서 민 대표는 1인 이사 지명권을 갖고, 하이브는 나머지 이사 지명권을 갖는다고 부연했다.
하이브 추천 어도어 이사진이 민 대표의 철학을 수용하고 협력할지, 이전처럼 어도어가 돌아갈 수 있을지 질문도 나왔다. "그렇게 되면 어도어에 배임이 되는 거라 그분들이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런 판단을 안 하실 것 같다"라고 웃은 민 대표는 "그러면서 "실제로 하이브가 어도어를 쭉 발전시키고 뉴진스에 대한 비전이 있으신 분들이면 저랑 협의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저의 경영권을 지켜주겠다는 하이브 약속이 있었고 '그러면 나 이 안에서 열심히 해 볼게' 해서 실적을 냈다. 계속 주장하는 저의 1순위는 무조건 어도어와 뉴진스다. 어도어와 뉴진스의 이득이 1순위가 되는 게 궁극적으로 하이브에 이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2차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민 대표. 이와 관련해 하이브와 대화가 오갔는지 묻자, 민 대표는 "전혀 없다. 이사회가 빨리 열린다면 (6월) 10일 정도 한 일주일밖에 없다"라며 "빨리 정리하는 게 모두를 위해서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법원에서 (해임 사유가) 아니라고 했으니까 하이브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해 민 대표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에 관해, 이숙미 변호사는 "공동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이사가 여럿인 건 법령적으로 다르다. 공동 대표이사는 대표권이 제한돼, 같이 공동으로만 도장을 찍어야 한다. 대표이사가 여러 명인 건 각자 단독으로 대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우선 언급했다.
이숙미 변호사는 "어도어 정관에 있는 건 공동 대표이사가 아니라 대표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할 수 있다는 거고, 공동 대표이사 부분은 분명히 주주간 계약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각자 대표이사 부분도 법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대표이사는 민희진으로 한다'는 부분이 분명하게 못 박혀 있고, 다른 이사를 선임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자 대표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수 있는지는 약간 블랭크(빈칸)이지만 주주간 계약의 전체적인 해석에 비추어보면 (계약) 위반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뉴진스와 이루고 싶은 비전
지난 24일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로 컴백한 뉴진스는 6월 일본에서 새 더블 싱글을 내고 도쿄돔에서 대규모 팬 미팅을 개최한다. 2025년에는 첫 월드 투어 예정으로, 민 대표는 올 연말 새 앨범을 낼 예정이었다고 부연했다.
민 대표는 "K팝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기회인데 누구를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좌절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저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제가 계획한 걸 굉장히 성실하고 문제없이 잘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진스와 세운 비전은 '행복하게 살자'라고 민 대표는 전했다. 그는 "얘네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인도하고 어떤 인간으로 만들어 주느냐가 되게 중요하다. 우리 멤버들한테도 늘 얘기하는데 이 7년 계약기간에 나랑 공부하는 거라고 한다. 제가 선생님이고, 제가 좋은 교수님을 많이 데리고 있다. 붙여주면서 얘네 특별과외 시켜주는 거다. 다음에 너네가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공부해라. 언제까지 나랑 있을 거야. 누구 밑에 있을 수 없다. 머리가 굵어지면 자기 거 하고 싶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표준계약서에 따른 계약기간 7년이 지나면 멤버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민 대표의 주장이다. 민 대표는 "어렸을 때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그 이후에는 너희가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봤을 때 장기적으로 너희를 위하는 일이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얘네를 붙잡으면, 그게 폐단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제 제안을) 멤버들이 흥미롭게 봤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민 대표는 "좋은 콘텐츠 100개가 있으면 눈 감고 아무거나 집어도 꽝 없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게 팬분들에 대한 저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양심에 찔리지 않게 (돈을) 벌려면 그분(팬)들이 돈을 쓸 때 '아, 돈 아깝지 않아'라는 마음을 갖고 돈을 쓸 수 있게 만들고 싶다"라며 "예쁜 걸 보면 좋고, 누가 뭘 좋아하는 걸 보면 좋고, 인생에 삶이 윤택해지면 좋고, 뭔가 향유되는 느낌을 보는 게 좋은 거 같다"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위해서 그냥 좋은 판단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아무튼 저는 승소를 해서 마음이 개운하다. 누명을 벗어서 개운하고 애들을 위해서 좋은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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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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