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애 낳을까, 日 임신부는 걱정 끝... 2043곳 비교 사이트 개설

김동현 기자 2024. 5. 3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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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irasutoya.com

아이를 낳는 데 필요한 비용은 얼마일까, 무통(無痛) 분만이 가능한 병원은 어디일까.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초보 임신부’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산부인과별 출산 비용과 서비스를 총망라한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이른바 ‘출산 내비게이션’이다. 아사히는 “시설을 찾는 부담을 줄여 저출생 대책을 강화하고 불투명한 출산 비용 인상도 방지한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30일 ‘출산 나비(ナビ)’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열었다. ‘나비’는 일본어로 ‘내비게이션’이란 뜻이다.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가장 적합한 길을 안내하듯 임신부가 원하는 비용·서비스에 따라 가장 적합한 병원을 알려주겠다는 취지다. 이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산부인과를 비롯한 전국 출산 시설 2043곳이 ‘47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별로 정리돼 있다. 병원·진료소·조산소 등 시설 유형은 물론 분만에 남편 입회가 가능한지, 주말·공휴일 외래 접수를 하는지, 개인 병실이 있는지 등 조건에 따라서도 나눠 볼 수 있다. 출산 비용도 시설마다 표시돼 있다.

일본에서 출산은 질병이나 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적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관련 비용은 임신부 측이 전액 부담한다. 대신 정부는 ‘출산·육아 일시금’이란 지원금을 산모에게 지급한다. 이 지원금은 지난해 4월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42만엔에서 50만엔(약 440만원)으로 올랐다. 전국 평균 출산 비용은 48만2000엔이다.

문제는 정부 지원금 인상에 맞춰 산부인과 등 시설도 물가·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비용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임신부들은 한 푼이라도 저렴한 시설을 찾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발품을 팔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병원을 일일이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직접 전국 시설별 가격과 서비스를 조사해 정리한 것이다. 시설별 연락처와 운영 시간 등은 정기적으로 갱신된다고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이달 출산 예정인 니시 히토미씨는 NHK에 “병원 공식 사이트엔 비용이나 서비스가 자세히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입덧이 시작되는 시기에 일일이 시설을 조사해야 했는데 (출산 나비에) 원하는 출산 방식과 비용에 따라 시설이 정리돼 있어 간편하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2026년을 목표로 출산을 공적 의료보험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이 의료보험에 들어가면 전국 시설별 비용이 통일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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