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10개국·EU “북·러 무기 이전 중단…독자제재 공조 확인”

정희완 기자 2024. 5. 31. 20: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북 군사협력 대응 독자제재 공조 공동성명
“각국 독자제재는 조율된 노력임을 확인”
“러시아의 전문가 패널 거부권 행사 규탄”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포기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등 10개국 외교 장관 및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31일 발표했다. 이들은 북·러를 상대로 한 각국의 독자제재가 국가 간 조율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독자제재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확인한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등의 외교 장관들은 이날 ‘러·북 군사협력 대응 우방국 독자제재 공조 관련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각국 정부의 독자제재 지정이 북한과 러시아에 책임을 묻고,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되는 북한 무기의 불법적인 대러 이전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에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조율된 노력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국가는 한국 외에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과 호주·뉴질랜드, 유럽연합(EU) 등이다. 이들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국가별로 독자제재를 발표·시행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4~5월 북·러의 무기거래에 관여한 북·러 기관과 개인 등을 독자제재 대상에 올렸다. 정부는 “이번 조치는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 장관들은 성명에서 또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이전하는 행위를 두고 “결연히 반대한다”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러·북 간 협력이 심화하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무기가 발견되는 등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점도 규탄했다. 외교장관들은 “러시아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북한에 관한 구속력 있고 유효한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정보와 지침을 모든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박탈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2009년부터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고 매년 두 차례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안보리는 매년 3월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의 활동을 1년씩 연장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3월 연장 결의안이 부결됐다. 결의안 통과는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중 한 곳이라도 거부하면 불발된다. 당시 중국은 기권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 패널은 지난 4월30일부로 종료됐다. 한·미·일 등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은 전문가 패널을 대체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 장관들은 또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외교에 복귀할 것도 요구했다.

앞서 지난 4월 G7 외교 장관은 이탈리아 카프리섬에서 회의를 마친 뒤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한·미·일을 비롯한 50개국과 EU의 외교 장관이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이전한 것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