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무기, 이미 본토 공격시도에 사용"…핵대응도 경고(종합2보)

최인영 2024. 5.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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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는 보도에 '핵무기'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국산 무기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비밀리에 허용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국 무기가 이미 러시아 공격 시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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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무기 러시아 내 공격 허용 보도에 강경한 반응
러시아군의 로켓포 발사 [AP/러시아국방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최인영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는 보도에 '핵무기'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국산 무기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비밀리에 허용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국 무기가 이미 러시아 공격 시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얼마나 깊이 개입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텔레그램에서 "나토는 서방 무기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며 연막을 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고 비판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국방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나토 군사 고문과 전문가들의 참여로 파괴공작 행위가 준비되고 있으며 서방 무기가 러시아 민간 시설과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더 개입하면서 러시아와 전쟁 준비 중간 단계에 진입했다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발언에 동의한다면서 "실제로 전쟁을 지지하는 정서를 조장하는 노골적인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본토 공격 허용'에 대해 텔레그램 채널에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은 파괴적인 힘의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위협도 핵 엄포도 아니다"라며 "서방과의 군사 갈등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오늘날 갈등이 마지막 단계로 이행되는 것을 아무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영토에 장거리 무기를 '사용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서방 국가들은 우리 영토를 공격하는 모든 군사 장비와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든, 다른 나라에서든 모두 파괴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방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도 오산할 수 있으나 이는 치명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했듯 유럽 국가들은 인구 밀도가 매우 높다"고 위협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술핵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서방 내 관측을 가리켜 "몇 년 전만 해도 그들은 러시아가 서방과 싸우지 않기 위해 '반데라 정권'(우크라이나 정권)과 공개 군사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오산이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 21일부터 전술 핵무기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항공우주군과 벨라루스 공군·방공부대가 합동훈련에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하원(두마) 안드레이 카르파톨로프 국방위원장도 "비대칭 보복"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러시아 측 반응은 전날 자하로바 대변인이 서방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의 민간 시설을 공격해오면 '비례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한층 더 강경해진 것이다.

앞서 미국 매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방면 방어 목적에만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반격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이태큼스 미사일 [AP/미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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